요가를 계속하는 이유
반복 안에서의 변화, 요가가 어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재밌는 이유를 꼽으라면 이 표현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겠지만 어떤 운동이든 정해진 시퀀스가 있기 마련인데, 요가에서는 대표적으로 아쉬탕가가 그렇다. 만약 누군가 아쉬탕가 수업을 처음 보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지도자의 안내에 따라 똑같이 단체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련자들은 각자 자신만의 호흡과 움직임에 따라 수련에 몰입하고 있다.
나 역시 그랬지만, 처음에는 요가 동작('아사나'라고도 한다)의 순서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 앞에 있는 지도자나 옆 사람의 동작을 관찰하며 따라 해야 할 때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동작의 순서가 암기되면 수련자는 자신의 현재 심리상태와 몸의 컨디션을 관찰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만약에 집중해서 관찰하지 않으면 미세한 변화를 관찰하기 어렵다. 매일 같은 동작을 수련한다고 해도, 그 동작을 수행하는 나의 몸상태는 매일매일 디테일하게 다르고, 동작의 숙련도도 다르다. 올바른 호흡, 정확한 동작, 바른 시선이 항상 유지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항상 겸손한 태도로 이런 부분들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나는 요가를 할수록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매일 같은 순서를 반복하지만, 어떤 날을 지도자가 특정 동작의 디테일에 집중할 때가 많다. 지도자가 어떤 동작의 디테일하게 집중하는 이유는 수련생들이 전체적으로 보완점이 보일 때, 혹은 강사 자신이 그 동작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나 인사이트를 깨우쳤을 때다.
그래서 지도자가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고, 나의 동작을 세심하게 교정해 줄 때 어느 정도 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나 자신이 오만했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반복 안에서의 변화는 나 자신에게 스스로 집중할 수 있을 때, 또 좋은 지도자의 세심한 티칭과 피드백이 있을 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반복 속에서 미세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인지력과 집중력
2) 변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을 목표로 하는 향상심,
3)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지도
요가 동작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의 삶에서 이런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어떤 책에서 "의구심은 같은 동작을 반복할 수 없게 만든다."라는 표현을 보았다. 어떤 수련의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끼더라도 그것을 숙연하게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발전가능성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