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한 만큼 성장한다
최근 요가를 다시 시작하며, 어떤 단어와 개념들이 있을 때 그냥 자주 들어서 '익숙한 것'과 정확하게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소한 요가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 역시 그랬지만) 개념의 중요성을 잊은 채, 자신이 그 용어들을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넘어가 버린다.
요가 수업을 들을 때는 앞에서 지도자의 시범이 있고, 시퀀스가 자연스럽게 암기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하는 동작을 옆에서 보고 따라 하면 수업 자체를 따라가는 데는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요가 동작들은 대부분 산스크리트어로 '동작'을 의미하는 '아사나(asana)'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차투랑가 단다 아사나, 아도 무카스바나 아사나,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우르드바 하스타 아사나, 사바아사나 등.
그리고 기본적인 리딩과 구호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에캄(1), 드웨(2), 트리니(3), 차투아리(4), 판차(5), 샅(샷, 6) 등.
추가로 inhale(마시며)과 exhale(내쉬며)도 중요한 단어이다.
요가 아사나들의 이름은 동물, 사물, 곤충이나 파충류, 새의 이름들로 지어진 것들이 많다. 이런 아사나들의 이름이 (기억하는 것도, 발음하는 것도) 어렵긴 해도 자주 접하고, 그리고 알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친근해진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런 용어들이 어떤 개념들의 조합으로 표현되는지 공부를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다.
차투랑가 [차투르(넷) + 앙가(사지)] + 단다(막대기) = 사지의 넷만 바닥에 있는 막대기 자세
아도(아래로 향하는) + 무카(얼굴) + 스바나(개) = 얼굴이 아래로 향하는 개 자세
표현과 동작을 매칭시켜 무조건 뜻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원의 의미와 조합의 순서를 해석해 자연스럽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말이다.
결국 공부뿐만 아니라, 어떤 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을 삶 속에 녹여내고자 할 때 소통에 필요한 단어의 개념들을 명확하게 인지하려는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때 중요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1) 가장 중요하게 안다는 느낌과 실제로 아는 것, 이 두 가지 상태를 구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2) 스스로 배우는 것이 누군가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3) 타인이 정리해 놓은 내용(요약본)만 보게 되면 이해력과 습득력이 낮아질 수 있다.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체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4) 하지만 역시 머리로 아는 지식보다 실제 경험(체화)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모른다'는 말은 '찾아보지 않았다' 또는 '찾아볼 생각이 없다'와 같은 말이다. 조금만 찾아본다면 정보는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앞으로도 조금 더 몰입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