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나는 가끔 나 자신이 도파민 중독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네이버 뉴스 코너에 들어가 자극적인 낚시성 제목의 기사를 클릭하고, 인스타와 유튜브에서 아무 생각 없이 피드를 내리고 있을 때 주로 그렇다.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 이런 것들에 집중하게 되면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었어도, (지금 당장은) 몸과 정신이 건강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의 뇌를 망가뜨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럴 때 요가원을 매일 가는 습관이 도파민에서 해방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요가원에 첫 발을 내딛으며 들어가는 순간 맡을 수 있는 초의 향내음과, 계절에 따라 맞춰 주는 적당한 온도, 그리고 일상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차분한 배경음악 등. 이런 요소들이 한 공간 안에서 어우러져 몸과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요가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몇 분 동안 가지는 명상의 시간, 모든 시퀀스를 마무리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사바아사나의 시간. 물론 이런 시간에도 잡생각이 아예 안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 금세 사라지며 그날의 심리 상태와 몸의 컨디션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루틴이 생긴 덕분에 요가는 하루의 시간 중 일정 시간 동안 나에게 강한 자극을 주는 것들을 하지 않는다는 목표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상의 좋지 않은 자극에서 해방되는 시간을 꾸준히 확보하고, 이런 시간들이 누적될수록 좋은 습관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 몸에서 도파민이 정상적으로 분비될 수 있도록 도와줌을 느낀다.
특히 어떠한 문제 상황에서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싶거나, 좋은 결과물을 위해 영감을 받고 싶을 때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방법인데, 이때 영감이 오는 것을 막는 자극적인 것들로부터 자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나는 명상을 하는 중에 내가 왜 어떠한 것들에 중독되었는지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이런 과정들이 결국 '인생의 진짜 기쁨 찾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파민에서 해방되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한 가지 더 있는데, 나는 그것이 호흡을 인지하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어떤 동작을 하게 될 때면 맨 먼저 숨을 참거나 쉬지 않고, 긴장하거나 어떤 상황을 지켜보거나 어이없는 일을 당하거나 하면 인간은 먼저 숨을 죽인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모든 상태는 숨에 빗대어 표현할 수 있다. 그러니 자기 자신과 잘 지내고 싶으면 내가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의 모든 자극적인 것들이 나를 중독시키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결국 혼자이다. 현대 삶에서 개인의 분투란 이런 것들로부터 어떻게 자유로 울지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안전한 바운더리를 요가를 통해 만들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간디의 말처럼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나를 다치게 할 수 없다"는 말을 가끔씩 생각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