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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성장

나만의 방향과 속도로

by 쌈무

긴 연휴를 앞둔 4월의 마지막 월요일, 한 달 동안 함께했던 글쓰기 모임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마지막 모임에서는 정해진 키워드 없이, '1년 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편지 속 내용은 다소 개인적이라 여기에 담진 않지만, 나는 이 시간을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를 곱씹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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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감정과 생각의 흐름 속에서 떠오른 말은 '아름다운 성장'이라는 표현이었다. 대화 중, 모임장님이 요즘 시대가 강요하는 ‘성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SNS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고, 그 불안을 자극하는 메시지들이 '성장'과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쏟아진다. 어떤 집단은 그 마음을 마케팅의 도구로 삼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런 '팔리는 성장'이 아닌, 나에게 진짜 의미 있는 성장이란 무엇일까? 길게 고민하지 않아도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이 모임, 이 공간, 이 대화 속에서 나는 이미 좋은 성장을 경험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연령, 직업, 문화적 경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며 조심스레 마음을 여는 시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내 감정도 정리되고, 시야도 확장되었다.


글쓰기 동료 중 누군가는 성장은 '스스로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연스럽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장은 능동이자 수동이고, 의지이자 관계의 결과이기도 하다.


개그맨 정형돈의 유튜브에서 들은 인상적인 말이 떠올랐다. '아름답다'의 '아름'은 '나다운'이라는 뜻이라고. 세상의 속도와 비교에서 벗어나 나다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아름다운 성장일지 모른다.


이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후기 중에는 "나도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표현이 많다고 한다. 모임장님은 그 표현에서 '이런 공간'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이라고 한 것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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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취향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감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그 말 속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붐비는 지하철을 지나, 성실히 일상을 살아가는 삶. 그 삶이 지루하거나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숨 쉴 구멍 같은 탈출구가 필요하다.


나에게 '4월의 글 쓰는 밤'은 작고 낭만적인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다음에 또 어딘가에 모험을 떠나고 싶어질 때, 나는 다시 글쓰기 모임에 찾아갈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나만의 속도로 다시 한 번 '아름다운 성장'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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