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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 (Work and Sense)

감각은 타고나는 걸까, 길러지는 걸까

by 쌈무

『 일의 감각 』/ 조수용

REFERENCE BY B



유튜브에서 조수용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다. <최성운의 사고실험>이라는 인터뷰 채널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언어가 참 단정하고 조용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어떤 문장도 과하게 부풀려지지 않고,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다. 그런 말투처럼 이 책 『일의 감각』 역시 '강한 주장'보다는 '차분한 정리'에 가깝다.


책을 펼쳤을 때, 사실 큰 인사이트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미 여러 영상에서 그가 말하는 철학을 반복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이 '자극'이었다면, 책은 '정돈'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머릿속에 맴돌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나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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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은 선택의 힘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단어는 단연 '감각'이다. 흔히 우리는 감각을 타고난 센스, 혹은 미적인 감수성으로만 여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감각은 훨씬 넓고도 구체적이다. "감각은 현명하게 결정하는 능력이다."


즉, 선택하지 않아야 할 것을 버릴 줄 아는 용기, 지금 해야 할 일을 알아보는 안목, 흐름을 읽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력까지 감각의 영역에 포함된다.


이러한 감각은 결국, 삶과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길러진다는 것이다.



감각은 공부가 아니라 일상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표현은 "모험가처럼 살아라"는 말이다. 그는 말한다. 감각이 좋은 사람은 몰입하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평소에도 '무언가를 발견하려는 자세'를 지닌다고.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공부'가 아니라 '일상'처럼 여긴다.


이 말에 무릎을 쳤다. 우리는 종종, 배움은 책상 앞에서만 일어난다고 믿는다. 하지만 진짜 감각은 일상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붙이는 연습 속에서 태어난다. 감각은 '언제든 깨어 있으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감각은 결국 나와 타인의 접점이다


책 후반부에서 조수용 저자는 감각을 단지 '나만의 취향'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 감각이 진짜 빛을 발하려면, 세상의 흐름을 읽고 타인의 시선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에 원래 그런 것은 없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처럼 느껴졌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방식에도 늘 질문을 던지고, 가장 작고 사소한 일에도 진심을 담고,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고, 그럼으로써 세상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그가 말하는 일의 감각이다.



마무리하며


『일의 감각』은 새로운 개념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다시 정리하게 만드는 책이다. '감각'이라는 단어에 관해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던 여러 관점들을 차분하게 풀어낸다.


나는 여전히 내가 감각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무언가를 좋아하려는 마음, 작은 일에도 태도를 담으려는 자세, 그런 연습을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의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려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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