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주문받기 싫은 메뉴가 있다면 아마 '베이커리'와 '빙수' 종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준비해야 할 재료도 많고, 손도 많이 가기 때문이죠. 하지만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메뉴들입니다.
샌드위치나 빙수 종류를 만드는 사람이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일해본 경험으로는 주로 연차가 높은 직원이 음료를 만들고, 연차가 낮은 직원들이 베이커리나 빙수 같은 서브 메뉴를 만드는 문화였습니다.
2월부터 일을 시작했던 신입직원인 저는 당연히 샌드위치를 주로 맡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름 시즌이 왔을 때 빙수도 함께 맡아야 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메뉴들이라 주문이 몰릴 때는 힘들었지만 매일 출근해서 수십 개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었죠.
어느 순간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저를 '샌드위치의 달인'을 의미하는 '샌달', 그리고 빙수의 신을 의미하는 '빙신'이라고 불러주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나쁜 의미가 아니라 직원들 간의 유머 코드였죠. 빙수를 만들고 있으면 서로를 빙신이라고 놀리기 바빴답니다.
듣기 좋은 어감은 아니지만 저는 그때 그 별명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어떤 일이 되었든, 그 조직 내에서 내가 어떠한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된다는 건 분명 가치 있고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갈수록 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커져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역할이 보잘것없다고,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직 전체에서 바라보면 모든 역할이 소중하고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샌달'과 '빙신'처럼 어느 한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별명이 생겨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