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들의 수다를 보며

좋은 대화의 3가지 조건

by 쌈무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손님들의 유형 중 하나가 바로 단체로 오시는 아주머니 손님들입니다. 어떤 알바생들은 주문을 너무 많이 한다고, 또는 시끄럽게 얘기하신다고 반기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사가 안 될 때나 가게가 조용할 때 오시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카페 알바생들은 가끔 해야 할 일도 어느 정도 끝나고, 주문도 안 들어와서 여유가 있을 때면 손님들의 대화 내용이 들릴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일부러 듣는 것이 아니라 큰 소리로 얘기하시다 보니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주로 오전 타임에 근무를 해서 아주머니들의 수다를 자주 들을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아주머니들의 수다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 생생하게 말한다.


첫 번째는 '생생하게 말한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모든 아주머니들은 스토리텔링의 달인들이십니다. 몇 달 전, 몇 년 전의 이야기를 마치 어제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를 하십니다. 적절한 목소리의 높낮이 변화와

액션까지 더해지면 마치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생생하게 말하는 게 좋은 대화의 조건은 아니지만, 적어도 재미있는 대화의 조건에는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2. 경청한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경청'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경청은 '수동적 듣기'가 아니라 '능동적 듣기'입니다. 단순히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생생한 말하기에 적극적으로 리액션과 질문을 해주십니다. 그러면 이야기하는 사람도 신이 나서 더 이야기가 재밌어지죠. 이야기는 역시 티키타카가 잘 맞아야 하나 봅니다.


3. 대화의 주제가 다양하다.


아주머니들의 수다는 육아, 시댁, 회사 등 대화의 주제가 다양한 것은 물론이고, 그 주제의 전환 속도도 엄청나게 빠른 편입니다. 대화의 주제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이 편한 존재이고 신뢰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대화를 재미있게 하는 편이 아니어서 가끔 대화를 재미있게 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습니다. 뭐랄까 핵인싸 친구들의 공통점 중 하나니까요.


하지만 20대 초반을 지나고 서른이 가까워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대화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진심'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한테 진심 어린 마음을 가지면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연스럽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카페 일을 하면서 아주머니들께 배웠던 좋은 대화의 요소들은 지금도 실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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