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이다, 엄마가 있는 집이다.
집에 들어서자 익숙한 온기가 나를 감쌌고,
심장은 곧 제 리듬을 찾으며 긴장이 풀린다.
아!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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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던 중 엄마 목 뒤에 자리잡은 반창고가 심상찮아서 어쭸다.
"근데 이거 뭐야?"
"으응, 더시기가 찌릿하고 뻐근한께 주사 몇 방 맞아브렀시야."
나는 애써 웃으며 다른 주제로 대화를 돌려보지만 가슴이 미어진다.
아픈 말을 담고도 덤덤하기만 한 목소리라서 그런지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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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 주사의 통증은 곧 내 가슴으로 번졌다.
차갑고 시린 게, 내게로 번지면서 희석됐을 아픔이 상당할 텐데도 여전히 고통스럽다.
갈수록 늘어날 바늘 구멍이 벌써부터 내 심장을 사정없이 후벼 판다.
하... 갑자기 의문이 든다.
꽃이 져야 열매가 맺히듯
부모가 쇠해야 자식이 성하는 순리가 진정 진리인가.
부모의 고통과 고독을 외면하며 성장하는 게 진정 자식으로서 할 짓인가.
참 어렵다.
아니, 이미 답을 알고 있는데도 실천을 피하는 내가 비겁하다.
깊게 팬 주름과 딱지 앉은 바늘 자국은
당신의 고통을 갈수록 더 여실히 보여주는데...
그게 마지막 SOS일지도 모르는데...
하... 울컥하는 것밖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해서 또 울컥하네.
이만 맺으려는데 어떻게 맺어야하지...
하... 사랑합니다, 부모님.
Photo by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