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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 선택

by 소행성


나는 남들의 엉뚱한 선택을 비교적 잘 존중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약함을 본능적으로 알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때로는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선택을 한다는 점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상처와 두려움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피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방식을 찾는다. 겉으로는 논리적이지 않거나 이성적이지 않아 보이는 결정이, 그 사람에게는 생존과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일 수 있다.

나는 허무주의에 쉽게 빠질 수 있는 취약함을 지니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내 자신을 보호하고, 허무함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나는 삶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고, 정말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남는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주변을 채워주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진정한 충만감을 느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작은 나눔 속에서 허무함 대신 점점 더 깊은 만족과 평온을 찾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이러한 경험이 남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각자의 삶의 맥락에서, 우리는 모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면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환경과 경험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성장하는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의 선택이 비록 엉뚱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인정하고 존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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