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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폭

by 소행성

나는 어린 시절부터 쌍둥이 언니에게 정신적으로 많은 의지를 하며 살아왔다. 우리 둘은 단순한 자매 이상의 관계로, 친구 이상의 친밀감을 나누었다. 자연스레 나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주변에서 누군가 다가오면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먼저 다가가려 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쌍둥이 언니와의 관계는 나에게 큰 안정감을 주었다. 깊은 대화와 고민은 늘 언니와 나누었고, 그 안에서 나는 진정한 이해와 맞춤형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가족이기 때문에, 언니와 나눈 대화는 더욱 진솔하고 깊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나에게 큰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일반적인 친구나 지인과의 대화가 쌍둥이 언니와 나눴던 대화의 깊이까지 이르지 못한다면, 그 관계를 친밀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이러한 관계의 익숙함은 나를 더욱 수동적인 인간관계 속으로 이끌었다.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데 있어서도, 이미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심지어 가까운 친구나 지인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일조차 어려워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노력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깊은 관계의 기준이 너무 높아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성인이 되어, 나는 나의 인간관계 맺음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쌍둥이 언니와의 관계는 여전히 소중하지만, 그 외의 관계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나 자신이 인간관계에서 좀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나는 쌍둥이 언니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가고자 한다. 깊이 있는 대화뿐만 아니라, 가벼운 대화와 소통의 즐거움도 소중히 여기며, 나의 인간관계의 폭을 넓혀가려 한다. 이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며, 동시에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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