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그저 항상 슬픈 상태가 아니다.
마비된 것 같은 느낌 혹은 감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없이 텅 비어있는 느낌
우울증의 하강나선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기분을 저조하게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조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변화하지 않을 가장 강력한 이유가 된다)
우울증은 아주 안정된 상태다.
- 우울할 땐 뇌과학 -
우울감이 정말 위험한 이유는 부정 편향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같은 경험을 했는데 왜 사람마다 인생이 달라질까?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냐, 부정적으로 기억하냐의 차이인 것 같다.
어릴 땐 이상하게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보통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거나, 가정환경에 문제 등이 있어야 드는 생각인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스스로 우울감 속에 가두는 이상한 습관이 있었다. 기질적으로 우울함에 취약하게 태어났을 수 있다. 학생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그저 펑펑 울며 좌절하는 것, 부정적 생각조차 하지 않도록 허리가 끊어지게 아프도록 잠만 자는 것, 폭식하고 자기 비하하며 우는 것이었다.
가족들이 좀 자신감 있게 다녀!라고 하면 버럭 성질내고 울며 잠들었다. 친구들이랑 놀아도 슬펐다. 친구들과 비교했다. 친구들은 노는 것도 재밌게 노는데 나는 즐기지도 못하네. 우울해.. 등 스스로를 어떻게든 부족하고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친구들에겐 고민을 말하지 않았기에 답답한 마음은 사이버 청소년 심리센터(1388) 채팅상담을 자주 이용했다.
대체로 성적, 취업, 진로보단 죽음이란 뭘까? 어떻게 하면 끝없는 무기력증과 우울감에서 벗어날까? 완벽한 이해가 가능한 관계가 있을까? 나라는 사람은 뭘까? 등을 생각했다. 서점에 가면 주로 에세이, 심리학, 정신분석, 자기 계발 코너에 맴돌았다. (현재는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경제, 경영, 재테크 코너만 간다_ 다 때가 있다는 게 이런 말일까?)
지금은 "죽고 싶다"라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는다. 무엇을 할 수 있고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근 15년은 넘게 걸린 것 같다. 아주 천천히 극복한 자신이 너무 대견하다. (긍정 결론으로 기억 마무리)
너무 잠과 멍 때리기를 많이 해서 20살 전까지 기억이 거의 없다, 공부도 제대로 못했고 남들보다 경험이 너무 없다. 후회된다. (부정 결론으로 낸 생각)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현재 수준에 맞는 긍정적인 의식 사용 및 움직임을 하는 것. 단, 너무 과해도 너무 적어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