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월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 Mar 04. 2023

2023년 2월 월기(月記)

집단 지성의 힘

이제 정말 시즌이 시작됐음을 체감한다. 마치 기나긴 겨울잠을 자다 깬 것처럼 꿈틀꿈틀 몸을 일으키고 있다. 저번 달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 이후로 연락이 드물었던 업계 동료들과는, 2월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가 멀다하고 소통하고 있다. 나 또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서류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있겠지만, 나 나름대로 준비해 두는 것이다. 사실 좀 힘들다. 현장에 나가고 싶은데 앉아서 서류만 만들려니 좀이 쑤셔서 원.

2월 초 자체 기획한 토크 콘서트.

아무튼, 2월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은 ‘팀 빌딩’이다. 검색해 보니 전문용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보이는데, 어쨌든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집단 구축’이다. 이전부터 공동체, 커뮤니티같은 사람들 간의 어울림을 좋아해서 그런지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이렇게 조직을 구성해 집단 지성을 이끌어내는 직업을 ‘퍼실리테이터’라고 하는데, 내가 흥미를 느끼는 일이면서도 노동 시간 대비 벌이가 된다. 아직 울산에는 전문 퍼실리테이터가 없어 타 지역에서 주로 섭외해 온다. 나는 아직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진 못했지만 재작년에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수료했다. 이후 내 인문학 강의에 적용시키거나 한번씩 작은 규모의 팀 빌딩을 요청받는 등 요긴하게 써먹고 있다. 자연스레 울산의 팀 빌딩은 내가 공략하기 용이한 시장이 됐다.

작업치료사들을 대상으로 한 팀 빌딩 강의.

이전부터 팀 빌딩에 관심이 많았는데, 새해 들어서 현실화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집단 지성이 가져오는 힘은 막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그게 실현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상태까지 올라왔다. 전까지는 그냥 되면 좋은데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럴 수밖에.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뭐라고 수많은 생각들을 영향력으로 만들어낼 것인가. 그래도 지난 몇 년간 만들어낸 나만의 독자적인 영역은 뭇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부여했다. 이제 나를 비롯한 주변의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입모아 내는 목소리는 적어도 허투루 듣고 흘릴 정도는 아니라고.

청년 작가 커뮤니티 <글쓰기 모임 W>와 청년 제작자 단체 <찍다>의 MOU. 청년들의 집단 지성 발휘를 기대한다.

3월은 아마 내가 올해 뭘 하게 될지 선택하는 시간으로 구성될 거라 예상한다. 이래저래 주변에서 재미있는 일들을 준비 중인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함께 해볼 만한 좋은 제안도 여러 차례 받은 상태다. 올해의 시간을 어떻게 엮을지 결정한다면 4월부터는 주 7일 일하지 않을까… 또 힘들어서 못해 먹겠다고 복에 겨운 소리나 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올해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 많이 버는 걸 목표로 한다. 또한 나와 팀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이 한 단계 높은 영역에 들어선다면, 내가 바라는 ‘팀 빌딩’에 더할 나위 없겠다.

2023년 2월의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