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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 May 29. 2023

2023년 5월 월기(月記)

비 내리는 계절에 나를 기쁘게 하네

5월은 유독 비가 많이 오는 모양새다. 신기하게도  오는 날은  주말이나 주말의 앞뒤에 분포해 있다.  주를 치열하게 보내고 휴식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우중충한 날씨를 선사하는 꼴이라니 야속하기만 하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태생이 밖돌이인지라 주말 비는  걸음걸이를 방해하는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다. '어디 가야 하는데 골치 아프게 됐네' 같은 사고.  외에는 비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흡사  부치는 소리와 유사해, '전에 막걸리 한잔하고 싶다' 생각 정도 든다. 올여름은  오는 날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니, 긍정 회로를 돌려 좋아하는 전을 마음껏 먹는 상상이나 해야겠다.

5월 둘째 주 주말에 참여했던 마을 축제. 첫째 날도 우천 때문에 운영에 애를 먹었다.

요즘 표정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는 딱히 모르겠으나 주변에서 여럿이 입모으는 걸 보면 정말 그런가 보다. 무의식적으로 더 풍부한 표정을 짓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예상해 보자면 높은 일의 만족도가 아닐까 한다. 매주 청년 창업가 인터뷰 기사를 시리즈로 연재하면서, 많은 사업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진취적이고, 변태적이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건 인터뷰 당사자들도 인정하는 바라, 변태라고 하면 오히려 좋아하더라.

직업의 만족도를 끌어 올려주는 인터뷰 작업.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무언갈 해야 하는 환경에 자신을 내몬다. 그런 사람들이 대체로 보이는 능동적인 성향은 내게 내적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굳이 창업가가 아니더라도 주도적으로 뭔가를 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대부분 멋지다고 생각한다. 격언 중에 "내가 지금 가장 많이 만나는 다섯 명의 평균이 나 자신이다"는 말이 있다. 이 격언을 떠올린 사람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내 내면을 꿰뚫는 진리와도 같다고 느꼈다. 자기를 계속 갈고 닦는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이 격언을 가슴에 품고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존재함으로써 서로의 평균을 올려주는 이치인 것이다.

2020년에 이어 올해도 수강하게 된 양성과정. 4년 차 기획자로서 역량 강화를 기대한다.

나와 공통 분모가 많은 사람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게 즐겁다. 단순하게 말하고 듣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닌, 그 이야기를 내 것으로 승화시키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게 퍽 흥미롭다.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때면 때때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언행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큰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 앉은 자리에서 수다 떠는 것만으로도 여섯 시간이 순삭이라니. 그런데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마저 하기엔 한없이 시간이 모자란다.

다육아트 클래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해볼 생각이다. 6월에는 베이킹 클래스 예정.

6월의 계획과 일정도 지금과 별반 다르진 않을 듯하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엮고, 나도 개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수학한다. 무엇보다도 지금 내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경험'이다. 평소에 시도해 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첫발을 내디뎌 보고자 한다. 물론 으레 그렇듯이 많은 두려움이 산개한 가운데 그걸 헤쳐갈 용기가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사실 이제 새로운 시도를 위해 마음가짐을 다잡는 건 충분히 연습해서 익숙해지기에 이르렀다.

2023년 5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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