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으십니까..
이 글에는 영화 <존웍4>의 스포일러가 적혀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영화를 본 후 나중에 읽어주십시오!
나는 되도록 <시집살이 개집살이>를 시간과 기억에 맞게 순서대로 쓰려고 하는 편인데 가장 최근에 있던 일화는 오늘 쓰는게 좋을 것 같아 써본다.
요즘 영화 존웍4가 개봉해서 화제다.
시어머니는 평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키아누 리브스, 톰크루즈 같은 배우들을 좋아하셨는데
그래서인지 내게 영화 존웍4를 예매해달라고 하셨다. 나는 바쁜 와중이었지만 시어머니를 위해 존웍4를 예매해 드렸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시어머니가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셨다. 나와 신랑은 영화가 어떠셨냐고 물었다.
그러자 시어머니 왈
“야, 무슨 영화가 순 총만 쏴대고…키아누 리브스 얼굴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 참나”
그야…액션영화니까요….존웍이 아니라 주먹인줄 아셨나요…
그래도 어느정도 영화 장르에 대한 이해쯤은 하고 가신줄 알았는데…아예 장르에 대한 감안을 전혀 안하신것 같았다.
그래서 더더욱 영화에 대한 시어머니의 악평은 과감없이 이어졌다.
“재미도 없고~! 마지막에 존웍 죽어!”
‘짤그랑!’
밥먹던 신랑의 숟가락이 떨어졌다….존웍을 좋아해서 1,2,3편을 모두 보고 이번에 나온 4편을 보려던 신랑은 시어머니의 스포일러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시어머니는 그 말만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리셨다.
신랑은 그때까지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음소거 분노를 연발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신랑의 생일이었다. 나는 동네 유명 빵집에서 생크림 과일 케이크를 사왔다.
시트안에 과일이 정말 많이 들어있어서 촉촉하고 맛있는 케이크였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케이크를 드시면서 말씀하셨다.
“케이크가 순 과일만 들어있네…”
그야..생크림 과일 케이크니까요…
꼭 한마디씩 쿠사리 코멘트를 다시는 시어머니를 보니..마음이 좀 편해졌다.
결혼초라면 시어머니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감정소모가 엄청났을텐데…
이제는 나도 제법 짬밥(?)이 되니 어차피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이실꺼
내가 잘하든 못하든 불만이실것도 뻔하다! 그냥 못하고 불만소리 듣자!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언제나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찾는 어르신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