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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즈케이크 Jan 23. 2020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예약으로 맞춰둔 커피머신이 아침 일찍부터 일을 시작한다. 구룽 구룽 커피 내리는 소리와 고소한 커피 냄새에 잠이 깬다. 아직 밖은 밤과 같은 어둠이 깔려있다. 어젯밤은 여우가 울어대는 통에 선 잠을 잤다. 


텀블러에 커피를 담고 집을 나선다. 영국의 아침 공기는 항상 신선하다. 전광판을 보니 기차는 또 연착이 됐다. 이제는 익숙하게 기차역 대기실에 앉아 기차를 기다린다. 기차가 들어오는 게 보인다. 기차에 앉아 한국 라디오를 들으며 오늘은 회사에 가서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할지 생각한다.


오후 5시. 회사 창밖으로 보니 벌써부터 차가 막힌다. 퇴근길에는 기차가 정시 간에 도착하길 속으로 기도한다. 오늘도 남편이 기차역까지 마중을 왔다. 나 남편 정말 잘 만난 것 같다. 


집에 가니 남편이 유튜브를 보고 순대볶음을 해놨다. 나 남편 정말 잘 만난 것 같다. 넷플렉스로 한국 드라마를 보며 남편과 회사 이야기를 한다. 저녁 8시가 되자 벌써부터 눈이 감긴다. 


아참 커피머신 예약 맞춰야지.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내일도 똑같은 일상. 그렇지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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