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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산결 Sep 13. 2020

성격 이야기 하나

나를 담백하게 받아들이는 것

    최근 들어서 성격유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 이러한 성격유형 검사, 그중에서도 MBT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람들은 몇 가지 간단한 문제들로 자신들의 성격유형을 진단해보고 각 유형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학교 진로상담실 등 성격검사를 담당하는 전문기관에서만 할 수 있었던 일을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지어 유튜브(YOUTUBE)에서는 각 성격유형에 대한 전문가 뺨치는 수준의 분석 영상들을 접할 수 있다. 더욱 재밌는 것은 각각 유형들의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유형을 분석한 영상물에 작성하는 댓글들이다. 웹 상에서 자신들과 같은 성격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반가움과 함께 자신들의 성격유형이 가진 특징들에 대해 공감하는 댓글들을 보면 오히려 영상에서 전달하는 콘텐츠보다 더욱더 재밌게 느껴진다.


MBTI 검사 및 결과 분석 - “유튜브 댓글이 흥미롭다”


    나도 몇 년 전에 교내 진로상담실을 통해 MBTI 검사를 해본 적이 있다. 그 당시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검사 결과가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서인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결과를 부정하고 싶어서인지 혹은 두 가지 모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스스로를 변호하자면 인간을 정형화된 유형으로 정의한다는 점 때문에 성격유형 검사를 부정하고 싶었다. 내가 일정한 틀에 규정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논리적 판단, 감정의 변화, 반복된 경험 등 복잡한 인과관계와 의사결정 방식을 거쳐 이루어지는 나의 행동이 단순하게 분석되는 것이 싫었다. 특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나의 성격유형과 맞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성격유형이 마치 나의 삶까지 정하는 느낌이 들어 더 이상 귀담아듣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삐뚤게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이후 기업의 HR 부서에서 일하게 되면서 MBTI 외에도 회사의 인적성검사를 포함하여 DISC, 브레인컬러 등의 다양한 성격유형 검사를 접할 수 있었다. 각 검사들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DISC 검사는 성격유형 검사라기보다는 행동유형 검사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피검사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검사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피검사자가 원래는 소극적인 사람이더라도 현재 조직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거라면 DISC 검사 결과 상으로는 실제 본인의 성격보다는 적극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올 수 있다. 실제로 학생 시절의 나의 결과와 직장인이 된 후의 나의 결과도 일부 상이했다. 브레인컬러는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 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을 분석하는 검사이다. 재밌는 점은 브레인컬러는 두 가지 선호 스타일을 도출한다. 평상시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유형과 갈등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는 평상시 혹은 타고난 나의 의사결정 방식과 직업 또는 역할이 주어지는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방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른 의사결정 방식을 활용하는데 이 점을 잘 반영한 검사라고 생각된다.


1) DISC 검사와 2) 브레인 컬러 진단


    어쨌든 HR 부서의 일원으로써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성격유형 검사를 시행하기 전 늘 우리 자신을 대상으로 먼저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검사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이해하고 나의 결과를 바라보니 이전과는 달리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검사 결과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검사가 나타내는 나의 모습 중 받아들이고 더 나아지기 위해 개선해야 되는 점 혹은 아직 발현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나의 강점 등을 재해석할 수 있었다. 검사 결과가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다를 수 있다. 혹은 너무 객관화되어 적나라한 모습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검사 결과 그대로를 나 자신이라고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객관화하여 제 3자의 시선으로 담백하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흘려버릴 것은 흘려버리면 되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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