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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산결 Dec 05. 2020

직장인 뮤지컬 이야기 #1

1막~2막. 당신에게 뮤지컬이란? 그리고 제4의 벽

1막. 당신에게 뮤지컬이란?


뮤지컬
[musical]
음악과 춤이 극의 플롯 전개에 긴밀하게 짜 맞추어진 연극
(출처 : 두산백과)



    한 백과사전에 따르면 '뮤지컬'의 정의는 '음악'과 '춤'이 '극의 플롯 전개'에 긴밀하게 짜 맞추어진 '연극'이다. 나에게 뮤지컬은 작품을 관통하는 서사가 줄기가 되어 배우들의 음악, 춤 그리고 연기가 가지와 잎, 꽃을 이루는 종합 극예술이다. 뮤지컬에는 내가 좋아하는 극의 모든 요소가 담겨 있어 예전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 요소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뭉쳐짐이 좋았다. 어떤 음악은 들었을 때 '어! 이건 뮤지컬 음악 같은데?'라는 느낌을 준다. 왜냐하면 노래하는 것보다는 말하는 것에 가깝게 들리기 때문이다. 물론, 오페라도 노래하는 것처럼 대사를 하지만 뮤지컬에서 노래를 대사를 말하는 것처럼 하는 것과는 달리 주객이 전도가 된 느낌이라 뮤지컬을 쪽이 훨씬 좋았다.


    뮤지컬을 볼 때 가끔씩은 '언젠가는 나도 무대 위에서 공연을 올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전문적인 배우를 꿈꾸는 것도 아니고 재능도 전혀 없었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을 위한 기회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몇몇 내 친구들만 하더라도 대학교 시절 동아리 등으로 연극을 올리곤 했기 때문이다. 올 초 그런 희망으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반인들을 위해 뮤지컬 반을 운영하는 몇몇 극단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과정들은 작품에 따라 그 기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의 수업과 연습 후에 극장에서 공연을 올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왕 생각을 했으니 시간을 끌지 말고 바로 등록하자는 마음으로 첫 수업이 가장 빠른 극단과 과정으로 등록을 했다. 때는 4월 그리고 앞으로 6개월 간의 과정이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흥미로웠던 기억을 나누고자 한다.


2막. 제4의 벽


제4의 벽
[forth wall]
연극에서 객석을 향한 가상의 벽을 일컫는 말
(출철 : 두산백과)



    전문 배우가 아닌 이상 공연을 하는 데에 가장 어려운 점은 자신에게 부여된 공연 속 자아를 부끄럼 없이 관객들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일반인 공연의 경우 관객 대부분이 자신들의 지인이기 때문에 더욱 견고한 벽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수업 첫날 공기의 무게를 떠올리면 제4의 벽은커녕 제1의 벽도 세우기가 힘들었다. 수업 첫날 연습실에서 앞으로 함께 할 극단원들을 만났다. 그 날 이후로 추가적으로 들어온 극단원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다양한 연령과 직업,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앞으로 함께 공연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빨리 가까워지긴 쉽지 않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 어떤 첫 만남보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뮤지컬 수업이라는 말이 적절하게도 첫날부터 강사님께서는 우리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동일한 단어를 반복하며 대화하면서도 변화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감정만을 표현하는 게 무척 힘들었다. 그 감정에 이입하면서 표현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내가 말하는 단어와 감정이 상이함에도 감정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반복적으로 감정에 이입하고 솔직해지려 하니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에서 상대방과 감정을 나누니 훨씬 더 빠르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뮤지컬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서로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목적 자체는 각자의 음역대를 확인하고 합창 파트를 정하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낯선이 앞에서 노래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이전 활동들로 조금씩 낮아진 벽 덕분에 조금은 편한 분위기에서 노래를 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뮤지컬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는 일반적인 가요를 부르기도 했다. 앞으로 우리는 관객들과 견고한 벽을 세워야 하나 우리 사이에 있던 벽을 허무는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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