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거의 모든 분야에 통용되는, 노력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다. 같은 것을 반복하며 결국엔 몸에 배이토록 하는 이 행위를 난 꽤 오랫동안 미워했었다.
연습이 필요하다, 는 말을 재능이 없다는 말과 같게 받아들였던 시간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아니 크게 양보해 관심 있는 일을 애써 드러냈을 때 듣는 '연습 좀 해야겠네'라는 말은 꽤나 아팠다. 이는 마치 너에겐 재능이 없다. 이 일에서 너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선고처럼 들렸다. 특히 남과 비교하며 순위를 매기던 학교에서, 꽤나 지배적인 위치에 서 계시던 선생님들께 그 말을 듣는 순간은 치명적이었다.
그래. 그냥 잘한다는 말이 듣고 싶었던 때였다. 더 해보라는 격려와, 멋지다는 칭찬이 고팠을 뿐인데 그 말 한 마디마저 듣지 못하니 속이 상했었다. 그래서 남몰래 연습을 했다. 다른 사람이 없는 연습실에서 손이 부을 때까지 악기를 연주하기도 했고, 1시간의 대회를 위해 며칠 밤을 새기도 했다. 노력하지 않아도 잘 하는, 소위 '재능있는' 부류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뱁새가 황새를 따라하면 다리가 찢어지는 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얼추 그럴 듯 해진 내 모습을 칭찬했지만 그 찢어진 속을 아는 나는 나를 인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시간을 과거라 말할 수 있다. 남들에게 잘한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만 하는 노력은 끝이 좋지 못함을 안다. 연습을 하는 이유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보다 완벽히 해내고 싶은 스스로의 목표에서 온다는 것을 안다. 재능만 있다고 독식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님을 깨달았으며, 재능이 없다고 섣불리 포기할 필요 없다고 확신한다. 사실 세상이 재능이 없다고 포기해야 하는 분야로 가득하다면 지금 나는 수많은 일들을 손에서 놓아야 할 것이다.
아. 오늘도 열심히 연습을 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최고가 되고자 했다면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일을 시작했다. 어쩔 수 없다고 묻어두었던 내 욕심들을 하나 둘 연습의 받침대 위로 꺼내놓았다. 길지 않은 오늘의 글로, 내 목표를 따르기 위한 소박한 시작을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