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약을 먹어보게요. 두 번의 유산 경험이 있으니,”
4주 차 임신 확인 후, 의사 선생님께서 조심스럽게 건네신 말씀이었다. 선생님은 2번의 유산을 했지만, 첫째 출산 이후의 유산이 2번이기에 이번 임신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 보자고 하셨다. 그래도 2번의 유산이 마음에 걸리신다면서 약을 복용해 보자고 하셨다. 처음으로 임신 중 약을 복용하는 거라 그런지 ‘아이에게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됐지만, 이번에는 노력해 보자는 선생님의 말에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진료실에서 4주 차 초음파 사진을 들고 나오면서 수납하러 가는 그 길에 산모분들이 들고 계시는 산모수첩이 눈에 보였다.
첫 번째 유산은 6주 차에 심장소리를 들었지만, 약하다는 이유로 2주 뒤에 심장소리 듣고 산모수첩 받기로 했지만, 8주 차에 받지 못했다. 두 번째 유산은 6주 차에 심장소리도 듣지 못한 채, 4주 차에 받은 초음파 사진 한 장으로 끝났다. 첫째 임신 때는 아기집을 보면 산모수첩을 당연히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둘째의 임신을 통해 산모수첩을 받는 게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과 첫째가 나에게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약을 잊지 말고 복용했다. 두 주가 흐르고, 6주 차가 되었다. 그 시간 동안 신랑 빼고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초조한 마음을 안고 신랑과 함께 초음파를 들으러 갔다.
‘쿵쾅쿵쾅 쿵쾅쿵쾅 “
초음파 화면 속, 작고 빠르게 뛰는 심장이 보였다. 그 순간, 울컥 눈물이 났다.
그날 그렇게 바라던 4주, 6주 차 초음파 사진이 붙어있는 노란색 산모수첩을 받았다.
”심장소리가 좋네요. 그래도 아직은 유산위험이 있으니 2주 더 약을 복용하시게요 “
산모수첩을 받았지만, 2주 약 처방전을 보면서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받은 산모수첩은 끝까지 사진을 다 채우리라.
받은 약은 2종류였는데 그중 하나의 약이 먹으면 몽롱하고 울렁거렸다. 아침저녁으로 먹어야 했고 도저히 먹고 운전할 자신이 없어서, 아침에 출근해서 먹었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말했지만 좀 더 먹어보자고 하셨다.
2주가 지나서 8주 차 검진에서 귀여운 젤리곰으로 변해있었고 심장소리도 너무 좋았다.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약 복용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12주까지는 약을 먹으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게 또 2주간의 약 처방전과 산모수첩을 들고 진료실을 나갔다.
젤리곰을 보게 되니 첫째의 초음파가 생각났다. 이때쯤 첫째도 젤리곰을 봤었는데 하면서 첫째의 산모수첩과 비교하면서 잘 커주는 둘째에게 그리고 잘 커준 첫째가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12주까지 약을 복용했고 2주마다 초음파를 보면서 건강하게 아이가 잘 크는 것을 봤다.
12주 차 진료 때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이야기하셨다.
”심장소리가 너무 좋아요. 축하드려요. 12주 차이니 이제 약을 멈춥시다. 한 달 뒤에 오세요 “
잘 커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