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입덧

슬기로운 입덧생활이 시작됐다.

심장소리와 함께 두 번째 입덧이 시작되었다.

첫째 임신 때는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입덧을 했다. 그때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무서워서 힘들었었다.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속이 울렁거리는 건 기본이고, 토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입덧이 끝이 났을 때 살 거 같았다.


두 번째 경험이고 임신을 기다려서였는지 입덧이 반가웠다. 첫 번째 임신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입덧은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입덧은 슬기롭게 보낼 수 있었다. 울렁거리고 매슥거리기 시작하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안도감과 내 생에 마지막 입덧이라는 생각에 참기 시작했다. 토하고 싶은 순간이 되면 참고 참아, 쉴 수 있는 시간에 10분간을 휴게실에 가서 누워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식사시간이었다. 첫 번째 임신 때는 냄새도 잘못 맡고 고작 된장국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였고 그것도 다 토해냈다. 먹을 수 있는 건 초콜릿우유뿐이었다.


이번에도 냄새가 힘들어서 숨을 참으면서 먹을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다행히, 첫 번째 임신 때처럼 먹을 수 있는 게 하나 있었다. 이번에는 과일이었다. 과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돈 주고 사 먹을 정도로 좋아하지도 않는 나에게 유일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수박, 참외, 멜론 등 과일이었다. 다행히 직장 식사에는 항상 과일 한 종류가 나와서 다른 건 안 먹고 숨을 참고 과일에 집중했다. 그렇게 집, 직장에서도 하루 종일 과일만 먹었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은 과일을 그렇게 먹는 걸 보니 딸이 아니냐며 물었다.


그리고 신랑에게도 할 일이 생겼다. 그건 매일 먹을 과일을 냉장고에 가득 채워놓는 것이었다.


임신마다 먹고 싶은 음식이 다르다니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출산 후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과일을 입에 대지도 않는다는 것. 참 호르몬의 신비란.


이번 임신에서 추가된 것 운전과 첫째 아이의 하원이었다. 운전을 하는 동안 올라오는 입덧 때문에 항상 창문을 열고 있어야 했다. 입덧 때문인지 걸을 때마다 뭔가 딱 막혀있는 느낌에 너무 힘들었지만, 언제가 끝이 날 거고 그리고 그 끝에 만날 아이를 생각하면서 참고 참았다. 아이와 함께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내 인생의 마지막 입덧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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