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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Feb 16. 2022

불평불만과 원망에 지친 나에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니. 

세상이 불합리하다고 여겨질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변할 수 있는 건 우리 자신뿐이다. 

-소로우


스무 살 언저리, 소로우를 스친 적이 있다. 

<월든>이 유명했지만

나는 <야생사과>가 더 좋았다.

물론 월든은 다 읽지도 않았다. 

무수히 많은 책들에게 했듯, 대충

읽는 시늉만 하다 말았다. 


하바드씩이나 나와서 통나무 집을 짓고 자급자족했다는

그래서 세금을 내지 않아 잡혀갔다는 먹물은 과연 어떤 삶은 살았을까.


우리 아버지 말씀으로 '똥통 대학'을 다니던 당시의 내게

좌절감과 패배감에 버무려져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던 내게


세계 최고(?)의 대학을 나온

배울만큼 배운 양반의 기행이 신기하긴 했던가 보다.


대입 실패로 다시는 주류로 편입될 수 없다는 막연하지만 확정된 절망감에 버둥거리던 스무 살의 나.

앞으로 변경에서, 변방에서 떠돌거라는 아득한 두려움.


대신, 나는 더는 물러나지 않기로 했다. 

무슨 이유 때문인 지는 모르겠으나

망해버린 것 같은 내 인생을 끝까지 살아내기는 하겠다는 결의.

멋있게 폼나게 사는 건 끝났으나

대신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그 무엇.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소로우, <야생사과> 중


그래,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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