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봉 Aug 19. 2022

인덕션 위에 부르스타가 올라간 이유 2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어쩌다 인덕션 위에 자리 잡게 되었나


인덕션 기사님께 급한 사정(방학이라 애들이 집에 있는데, 인덕션이 고장나서 밥을 못해 먹인다. 급한대로 부르스타를 꺼내긴 했는데 빨리 와주십사)을 말씀드렸다.

감사하게도 당일 오후 달려와주신 기사님께선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하셨다.


식세기 기사님께서 이모님 위에 방수처리를 하지 않아

인덕션이 뜨거운 수증기를 먹어 고장난 거라는 내 생각과 달리


"인덕션에서 전기를 빼서 쓰면 어카냐. 지금 전기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서 인덕션이 정신을 못차리는 것"이라고 하셨다.


띠용.

그러니까 수증기 문제가 아니군요?

아니, 수증기문제 여부 확인은 일단 전기부터 해결하고 봐야 합니다.

일단 오신김에 좀 까봐주시면 안될까요?


나의 애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인덕션 기사님께서는 일단 전기부터 해결하고 다시 부르라고 하셨다.


엘지 기사님께 연락하고, 기다리고,

이틀인가 삼일만에 나타나셨다.

그동안 이런식의 전기문제는 없었다며 전기기사님(2차 기사님)이 이튿날 오셔서 새끼친 전기를 끊고

다른 콘센트에 선을 연결해주셨다. 정석대로 공사를 한 것은 아니었고,

그냥 일단 과부하로 정신을 잃은 인덕션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었다.

식세기와 인덕션은 늘 따로 써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따로 썼다.)

 

오래된 인덕션은 이미 단종되어서 부품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수리후의 수명(?)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


요즘 좋은 가스레인지도 많아요,

결정하면 연락주세요.


부르스타가 인덕션 위에서 부글거리는 여름.  

남편은 다시 결단을 내렸다.

식세기와 같은 회사 인덕션을 사자며,

12개월 무이자를 알아보는 내게

인덕션을 하사하셨다.

오래살고 볼일이다.

감사합니다.


언제쯤 오시려나, 인덕션 고모님은.







작가의 이전글 인덕션 위에 브루스타가 올라간 이유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