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이시영 Mar 13. 2023

나는 행복이 좋은데 또 두렵다.

모처럼 행복감을 느낀 주말, 왜 다음 날이 두렵고 무서울까

거인의 봄날


3월 첫쨋 주 주말,

맨날 작업실만 왔다 갔다 하느라 교복처럼 입고 다니던 추리닝을 벗고 외출을 했다.

대학생 때 뺀질나게 가던 해방촌 골목을 아주 오랜만에 가보기로 했다.

친구를 만나 카페에 들어갔는데, 기분이 묘했다.

최근 나에게 카페는 노트북 작업을 하러 가는 곳, 혹은 뭐라도 그려야 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온전히 음료와 대화를 즐기기 위해 카페를 오다니. 기분이 좋구나!


창가 쪽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티 베이스의 자몽 음료를 시켰다.

밖은 화창하고 따뜻했으며, 매서웠던 겨울 대신 봄이 오는구나 했다.

대화를 나누며 음료도 마시고, 사람구경도 하고, 돌아다니며 근처 구경도 했다.

그렇게 나의 소중한 주말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니, 갑자기 마음이 답답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서 다가올 내일이 오히려 두려웠다.

내일은 현실을 마주해야 할 시간이라니.


그러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게 되었다.

가끔 너무나 행복할 때, 그 행복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행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인가?


어쨌든, 나의 소중한 주말에 대한 기록이다.

그래도 내일의 현실은 두렵고 무섭다.








*그림에 적은 글은 즉흥적으로 적었기에, 브런치에 다시 정리해서 옮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