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couch potato
Couch Potato 뜻은 말 그대로
소파에서 포테이토 칩스를 먹으며 뒹굴거리거나 티비를 본다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게 지금 바로 나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일 하지 않는 날에 조깅도 하고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기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곳은 레인포레스트로 유명할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곳이었고, 여름에야 내가 상상하는 액티비티를 다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나는 가을이 시작될 무렵에 이곳에 도착해 버렸고. 하하. 그러니 바람이 미친 듯이 불고 비가 제멋대로 오락가락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일하면서 멀리서 바다보기와 미드 보기였다.
일을 하면서 가끔 억울했다. 물론 나는 경험하고 영어 공부하러 이곳에 왔지만, 현지인 친구들에게는 어떤 일이든 모국어니 그냥 한 두 마디면 해결될 것이, 나에게는 우왕좌왕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큰 일처럼 느껴지기만 했다. 그리고 얼굴이 벌게져 한숨을 푹 쉬고 힘이 다 빠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려야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일이고! 조금은 모지란 나를 뽑아준 곳에 감사하고! 억울하면 안 되지만! 가끔은 서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좋은 점을 하나 찾았다.
나는 꽤나 합당한 카우치 포테이토가 될 수 있다.
영어공부를 빙자한 뒹굴거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로 된 릴스를 보면서 나름 영어공부와 외국문화를 공부할 수 있다!
이슈 거리가 되는 주제에 대해서는 댓글도 꼼꼼히 살펴보면서 어떤 단어와 문장을 쓰는지,
외국인들은 그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서 꽤 재밌다.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어그로 댓글들이 영어로 되어있으니 공부가 된다는 게, 그저 웃기고 흥미롭다.
미드를 보는 거는 정말 공부 그 자체이다.
물론 영어자막으로 봐야 하기에 스토리를 100% 이해할 수는 없어서 매 순간 집중해서 봐야 하고
여러 번 돌려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알아듣는 느낌이 드는 순간 꽤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뜬금없이 생각하게 된다.
외국인들과 얘기할 때 이렇게 영어자막이라도 뜨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열심히 릴스와 미드를 보고 나쵸를 먹으면서 나의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끔 억울하고 서러울 때마다 더 열심히 이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영어가 느는 날이 올까 속이 아주 막막하고 답답한 카우치 포테이토이다.
*오이시영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기록입니다. <나의 도피이야기> 에서 부터 처음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