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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Sep 04. 2019

해리포터 스튜디오

4 DAYS


드디어 오늘은 숙소에서 가장 거리가 멀었던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가는 날이다.

런던에 온 지 4일째, 이제까지 지하철로만 이동했기에 기차와 버스를 타는 오늘의 일정에 대해 한가득 걱정을 안고 숙소를 나섰다. 여행의 날씨는 하루의 기분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인인데 런던에 온 4일 내내 기분 좋은 날씨로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다. 조원들과 함께 이동하는 길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재미난 이야기와 추억으로 채워지고 있다. 런던의 기차는 신기하게도 탑승구가 미리 나오지 않고 도착쯤에야 몇 번 플랫폼인지 나온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그 화면을 빤히 바라보다가 플랫폼이 나오면 다 같이 할인매장을 들어가는 것처럼 달려간다. 급하지 않지만 같이 뛰어가는 그 느낌이 좋았다. 현지인과 외국인이 섞이며 한 곳을 위해 달려가는 그 느낌이 소소하지만 내게 짜릿한 느낌을 선사해주었다. 생각보다 가는 길도 복잡하지 않고 이동하는 시간도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서 힘들이지 않고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외관이 창고 건물처럼 생겨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섰다. 정확히 들어가기 전까지 나에게 해리포터 영화는 그냥 재미있는 영화 정도였다.



Harrr Port Passport를 들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처음에 해리가 살았던 계단 아래 조금만 방이 하나 나오고 주요 인물들이 우리를 환영해주고 있었다. 그 옆으로 들어서니 40장이 넘는 해리포터 포스터가 붙어져 있었고 간단한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이동을 했다. 영상이 틀어지고 “즐길 준비가 되었습니까?” 질문과 함께 스크린이 올라가고 3,2,1 소리와 함께 문이 나타났다. 그 안에 들어서니 와.... 하는 감탄만 연달아했다. 그렇게 놀라웠다. 호그와트의 연회장, 파티장 실험실, 교장실, 해그리드 집 등 해리포터의 모든 것을 담아낸 곳이었다.



장소를 자세하게 다루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의 즐거움을 뺏는 기분이 들어 간단한 장소만을 나열했다.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즐겨야 할 자격이 있으니 느낀 기분을 전해주기 위해 감상 정도만을 남긴다. 마지막에 있는 곳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건물이 예쁜 건 둘째치고 이들의 노고에 감격스러웠다. 물론 누군가의 말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만 보일 수 있어도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직업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 몇 번이나 작업하고 수정하고 고뇌하고 노력했을까 그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건물이 아름다우면 자연스레 그 건물을 제작한 사람들이 생각났다. 이것을 완성하기 위해 그들이 했던 모습을 상상하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의 생을 위해 이렇게까지 바칠 수 있는 그들이 멋있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한 행위는 노력이 아닌 의무처럼 자신에 대한 약속이 아니었을까. 공부가 하기 싫은 사람도 목표가 생기면 악착같이 하듯 우리에게는 이런 행위가 우리의 약속에서 비롯되어 행해진 것들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행할 때의 우리의 느낌은 노력이 아닌 의무로 비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점점 사회에서 말하는 안정을 요하는 나이가 되려 하면 나의 꿈은 잠시 접어두고 물질적인 이득을 위해 생각하는 내가 싫었다. 감사히도 나의 꿈을 다시 꺼내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아마 나는 이곳을 오지 않았더라면 해리포터 영화를 말할 때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작가 조앤 케이 롤링만을 기억해내겠지만 이것을 본 뒤로 그제야 진짜 해리포터를 빛나게 만든 모든 사람들을 알고 기억해낼 수 있게 됐다. 지금에서야 진짜 해리포터의 팬이 되었다. 세트를 제작하는 사람에서부터 촬영하는 사람, 의상과 분장 다지이너 등 각 분야의 전문적인 사람들이 모여 만든 해리포터를 나는 오래도록 기억하고 이들처럼 열성을 다해 내 삶에 임하고 싶다. 넘쳐나는 이 감동을 꼭 부여잡고 오래도록 간직하며 잊지 않고 다시 한번 꺼내어 나의 삶에 빛나는 추억으로 만들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 하루였다.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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