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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Sep 29. 2019

그곳에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15 DAYS

  

이제는 런던에서의 여행이 끝이 났다. 


런던에는 2주 동안 있었고 다른 국가는 1~2일 정도 머무는 일정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2일 동안만 구경할 수 있었기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해당 여행사를 이용하면 대절한 버스로 국가 간의 이동을 한다. 숙소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자유일정으로 움직이기에 국가 내에서 움직이는 것은 개인부담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한 달 동안 많은 국가를 돌아다닐 수 있는 이유가 이런 국가 간 이동 문제가 해결되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정리한 다음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에 가기 전 유로 환전을 해야 해서 가지고 있던 원화 200,000원을 들고 환전소에 갔다. 이게 웬걸, 수수료가 자그마치 70,000원이나 됐다. 카드를 가지고 가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환전을 하였다. (기존에 한국에서 환전한 유로는 있었으나 부족할 것 같아 가지고 있던 원화도 환전을 한 것이다.) 유럽은 물가가 비싼 걸로 유명하듯 환전 수수료 또한 감당하기 어려우니 넉넉하게 자금을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필자의 여행자금은 여행사 측에서 제시한 평균 금액만큼 준비해 갔으나 턱 없이 부족했다. 위에서 언급한 원화도 나중에는 다 사용하여 조원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 계좌로 수수료 포함된 금액을 송금 한 뒤 조원 카드로 현지에서 인출하여 사용하였다. 원래는 가져간 만큼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시 세 끼만으로도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루 굶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필자의 여행에서는 밥이 곧 생명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고 답할 것이다. 그래서 밥값만으로도 정말 많이 나왔다.



조원 언니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을 하니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참고로 파리는 영등포만 한 크기이다. 프랑스 하면 파리지만 실제로 파리는 프랑스 면적의 1/100일 정도라고 하니 작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유명 관광지도 걸어가는데 그리 멀지 않았다. 들어서니 첼로를 연주하고 있어 BGM이 깔린 웅장한 루브르 박물관을 접할 수 있었다. 휴관일이라서 외관만 잠깐 구경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외부에도 볼거리가 많았다. 그 안에서 30분 정도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루브르 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데 이것도 참 씁쓸한 게 나폴레옹의 전쟁 승리로 인해 이탈리아나 이집트 등지에서 많은 미술품을 가져온 것이다. 전시품과 규모는 하루 이틀에 볼 수 있는 양이 아니며 대략 2백만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전시품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이다. 참고로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모나리자는 진품이 아니라는 가설도 존재한다. 아쉽게 실내에 들어가지 못해 미술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유리 피라미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박물관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젤라토 가게에서 바닐라 초코 맛을 먹었는데 기존에 맛보던 젤라토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맛있었다. 이태리의 디저트이기는 하지만 어째 파리에서 더 맛있는 기분이 드는 건 뭘까. 젤라토를 먹으며 샹젤리제 거리로 이동했다. 샹젤리제 거리는 파리 개선문부터 콩코드 광장까지 이르는 거리를 통칭한다. 이 거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나무이다. 막대 바와 같이 정갈하게 네모난 모양으로 나무를 다듬어놓았다. 우리 조원들도 신기한지 모두 한번씩 언급을 했었다. 그 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파리 개선문을 볼 수 있다. 가기 전에는 독립문 정도의 크기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 2배는 되는 것 같다. 대체적으로 파리의 건축물은 웅장한 느낌을 주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멋있었다. 개선문의 표면에는 나폴레옹 군대의 승전도가 있고 안쪽에는 6백여 참전 장군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건너편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갔기에 자세히 보지 못했다. 여행 일정이 빡빡하면 이렇게 하나하나 자세히 보지 못하고 사진만 찍고 끝나는 것 같다. 여유로운 여행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여유라는 말이 와 닿았다. 여유는 게으르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곳의 공간을 더욱 잘 느끼고 천천히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의미였던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빡빡한 여행 일정보다 천천히 즐기며 볼 수 있는 여행 일정으로 다닐 것이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에펠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개선문을 금방 지나치고 온 이유는 에펠 탈의 야경을 봐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서 이동한 것이다. 파리 어디에서나 우뚝 솟아 있는 탑이라서 걸어가는 내내 잘 보였다. 가까이 가기까지가 시간이 걸렸는데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처음 에펠탑이 만들어질 때는 언론과 시민들의 반발이 아주 심했다. 그러나 현재의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 된 만큼 빼놓을 수 없는 건축물이 되었다. 가기 전까지 에펠탑에 대한 기대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파리 증후군을 익히 들어 기대를 일부러 하지 않은 걸 수도 있고 사실 철골 구조물에 왜 그리 열광을 하는지도 몰랐다. 막상 앞에서 보니 왜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었다. 크기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건축물 모두 크기가 크지만 그중 가장 거대하다고 볼 수 있겠다. 에펠탑을 보며 생각에 잠겼는데 그 당시에는 흉물스럽다고 평가된 건축물이 어떻게 랜드 마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에펠탑이 대단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남들이 좋아하면 그것에 좋아하는 이유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가기에 갔고 유명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세월에 의해 역사적인 가치가 올라가고 건축이 어렵기에 높이 평가받는 것이겠지만 그에 대한 용도는 그리 클까 싶다. 관광은 결국 역사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시대에 지어지는 흉물스러운 건축물이 또다시 세월이라는 시간이 입혀지면 후세에 또 다른 랜드 마크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랜드 마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우리가 그곳에 가는 이유를 안다면 사진만 찍고 오는 게 아닌 다양한 감정과 함께 그곳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에펠탑을 보며 유명하다는 이유로 사진만 남기는 여행이 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고 감정이 기억되는 추억으로 자리 잡기를 소망하게 됐다.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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