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기
길 잃은 아이의 사정
길을 잃은 꼬마아이는
서성이다
주저앉아 울기도 하고
목 놓아 엄마를 불러보기도
날 버리고 간 이들을 원망하기도
길 잃은 스스로를 탓하기도 한다.
허나 어느 것 하나 길을 찾아주지 않는다.
하루, 이틀, 사흘을 해매이다
걸어가는 숲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밤하늘을 수놓은 별에 감탄하기도
날 아끼는 이들의 소중한 얼굴을 하늘에 그려보기도 한다.
그렇게 길 잃은 스스로를 다독이며
또 다시 하루, 이틀, 사흘을 보낸다.
그제야 저 멀리 굉음이 들리며
몇 천 마리의 새가 날아오듯
그 소녀에게로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니
그리운 얼굴이
눈 안에 이슬을 가득 머금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