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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Sep 02. 2019

진부했던 하루

2 DAYS


9시부터 11시까지는 안녕 코리아 축제 준비를 하고 (해당 여행사 측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한국문화 알리는 축제를 진행한다. 그것이 안녕 코리아 축제이다.) 11시부터 13시까지는 런던 문화에 대한 영어수업을 한 뒤에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버킹엄 궁전 교대식은 오전 11시부터 하기에 아쉽게 보지 못하고 일정에 맞추어 오후 4시 호즈 가즈 교대식을 보기로 하고 이동했다. 교대식을 보러 가기 전 점심을 먹기로 하여 빅토리아역 근처에 있는 맛집 Browns Victoria에 들렸다. 역시 맛집은 한국 사람들이 이용하는 NAVER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2 코스를 네 개 시켰는데 정확히 8개 메뉴 중 2개 빼고 다 맛이 없었다. 파파야 맛이 나는 것도 있고, 화장품 맛이 나는 것도 있었고 결론은 우리의 입맛과 전혀 맞지 않았다. 영국은 미식의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조원들과 음식 하나로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 그 점에 있어서는 각자에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만들어진 것 같아 좋았다. 그나마 제일 맛이 있었던 감자로만 배를 채우고 호즈 가즈 교대식을 보러 이동했다.

4시 2분 정도에 교대식에 도착했는데 1분도 안돼서 끝나 허무했다. 근위병 복장을 한 사람이 말을 끌고 가는 장면이 다였다. 허무한 발걸음으로 Saint James Park로 이동을 했고, 그곳에서는 영국 런던너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니는 모습과 잔디를 침대 삼아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맥주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한국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신기하고 부러웠다. 드넓은 잔디밭을 보며 맞이하는 휴가는 하루의 고된 노동을 이겨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노숙자들이 많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만한 이면이 존재해 보이지만 공간에서 주는 힐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공원을 벗 삼아 빅벤으로 발걸음으로 옮겼는데 가는 길에 다람쥐도 보고 오리도 보고 각종 새들을 보니 생태계 체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구경하는 맛에 목적지에 금방 도착했지만 처음에는 빅벤을 찾을 수 없었다. 공사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계탑이 보이지 않아 빅벤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아니기를 바랐다. 공사 중인 빅벤은 시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생각했던 신비한 느낌을 전해주지 못했다. 런던아이에 다시 기대를 하고 발걸음 재촉했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은 런던아이는 관람차 그 이상의 벅찬 감동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아쉽게 여름에는 9시부터 불이 들어오기에 런던아이의 야경은 구경하지 못했다. 오늘 하루 런던을 다니면서 낯선 기분과 설레는 기분은 느끼지 못했다. 유럽은 워낙 많은 사람들의 넘버원으로 꼽히는 여행지인 만큼 유명 관광지의 TV 노출이 잦았다. TV로 계속 보았던 것을 눈으로 접하니 아무 감흥도 감동도 없었다. 그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발자국을 찍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하루를 위로하였다.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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