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6 - 전염의 불씨
망항시의 오래된 시장 골목.
햇빛이 낡은 천막 위를 눌렀다. 천이 해에 바래 얼룩졌고, 찢어진 틈으로 흘러든 빛은 좌판 위 생선 비늘에 반사되어 눈을 찌를 만큼 날카롭게 번쩍였다.
뜨거운 기름 냄새, 과일의 단내, 아이들의 웃음이 얽혀 공간을 채웠다.
좁은 골목길은 사람들의 흥정과 발소리로 시끌벅적했다.
그러나 그 평범함은 너무도 쉽게 무너졌다.
노점 앞, 생선을 집던 남자가 갑자기 목을 움켜쥐었다.
손에서 미끄러진 생선이 바닥 돌 사이에 떨어져 축축하게 뭉개졌다.
남자의 어깨가 경련처럼 들썩이며 떨렸다.
행인 A: “저기… 괜찮으세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눈빛은 공허하게 흔들리고, 목덜미에 잿빛 얼룩이 피어났다.
피부 아래로 검은 혈관이 뻗어 올라, 마치 짐승의 발톱처럼 얼굴 위로 파고들었다.
“으아악!”
가까이 있던 여인이 아이를 끌어안고 비명을 질렀다.
남자는 무릎을 꿇으며 땅을 긁었다.
입에서 찢어지는 듯한 괴성이 튀어나왔고, 침과 피가 바닥에 흩뿌려졌다.
그러나 곧, 그는 천천히 다시 일어났다.
검게 물든 눈동자가 빛을 삼켰다.
그 눈은 인간의 눈이었지만, 동시에 어떤 감정도 담지 않은 공허였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채소를 고르던 손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빵을 집던 청년이 몸을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아기를 안은 노인이 헛숨을 몰아쉬더니 무너졌다가, 곧 꿈틀거리며 다시 일어났다.
잿빛 반점이 목덜미에 번졌다.
검은 혈관이 피어올라 얼굴로 기어올랐다.
피부는 갈라질 듯 일그러지고, 몸부림은 곧 동일한 리듬을 가졌다.
사람들이 밀려나며 비명을 질렀다.
장바구니가 바닥에 부딪히며 과일이 흩어졌다.
기름 냄새와 함께 퍼져나온 것은 낯선 쇳내였다.
잠시 쓰러졌던 이들은 마치 한 신호라도 받은 듯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서로 다른 얼굴인데, 같은 걸음을 내딛었다.
발목이 비틀린 듯 불안정했지만, 곧 어긋남은 사라지고 완벽한 일치를 이루었다.
낯선 웅얼거림이 골목을 메웠다.
“……보라.”
낮고 기괴한 음이 여러 입에서 동시에 흘러나왔다.
음색은 제각각이었지만, 마치 하나의 소리처럼 어긋나지 않았다.
시장의 모든 소음이 그 합창에 잠식되어 사라졌다.
골목 끝.
공기가 흔들리듯 갈라졌다.
허공에 자비가 떠 있었다.
그 옆에는 안대를 두른 선희가 서 있었고, 그녀의 손에 쥔 페이트 가이드가 불규칙하게 떨리며 쇳소리 같은 진동을 뿜어냈다.
뒤이어 노블, 프린터, 콩, 논알콜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표정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지만, 누구도 능력을 꺼내지 않았다.
눈앞의 광경을 이해하려는 듯, 숨조차 낮췄다.
그때, 자비가 낮게 입을 열었다.
자비: “……아이즈. 어둠의 힘… 예전에 블랙자비가 썼던 것… 전염처럼 번지는 거야.”
순간, 일행의 시선이 자비에게 향했다.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지 않았고, 오히려 담담하게 흘렀다.
선희가 안대 너머로 고개를 들었다.
가이드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선희: “블랙자비…? 그게 누구야?”
짧은 정적이 흘렀다.
자비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그러나 묵직하게 공기를 울렸다.
자비: “……나와 반대되는 존재… 그렇게 불러야겠지.”
그 말이 떨어지자, 일행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그리고 골목을 메운 합창은 점점 더 커졌다.
그 순간, 옥상 난간 위에서 그림자가 일어섰다.
미라뉘주였다.
바람이 건물 모서리를 휘돌며 불었고, 그의 웃음은 바람보다 차갑게 퍼졌다.
미라뉘주:
“보아라. 인간은 쓰러지지 않는다.
죽지도 않는다.
나의 시선 아래에서—다시 태어난다.”
그가 손을 내리자, 군단은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수십 개의 신체가 완벽하게 겹쳤다.
돌바닥이 울리고, 좌판 위의 그릇들이 덜컹거리며 부서졌다.
군중은 절규했다.
누군가는 눈을 가렸고, 누군가는 그대로 주저앉아 흐느꼈다.
아직 감염되지 않은 자들조차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숨을 삼켰다.
선희의 페이트 가이드가 폭발하듯 요동쳤다.
그녀는 눈을 가린 채 허공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선희: “…끝이 아니야. 시작일 뿐.”
노블은 펜을 들었지만 글을 쓰지 못했고, 프린터는 허공에 그린 선을 스스로 지웠다.
논알콜은 목을 움켜쥐며 노래를 억눌렀고, 콩은 손가락 끝을 움찔하다 천천히 내렸다.
그들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은 이미, 눈앞의 현상이 단순한 병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것은 어둠의 힘.
그리고 그 힘을 과거에 쥐었던 존재, 블랙자비의 흔적이었다.
시장 골목은 더 이상 장터가 아니었다.
흩어진 과일, 깨진 그릇, 넘어간 좌판 위로 수십 개의 검은 눈이 도열했다.
발걸음은 파도처럼 일제히 울리고, 호흡은 하나의 숨결처럼 맞아떨어졌다.
옥상 위의 미라뉘주가 웃었다.
미라뉘주:
“이 세상은 이미 고개를 숙였다.
무너지는 건—시간 문제다.”
그의 목소리가 잔해 위로 메아리쳤다.
골목은 정적에 잠겼다.
전염의 불씨가, 이제 막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