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아

by 박신후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내가 누구에게도 그걸 말하지 않았던 건, 그렇게 털어놓을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솔직해지고 당당해져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가장 후회스럽고, 또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동안 나는 내가 힘들면 그냥 혼자서 해결하는 편이었다. 그게 더 쉽기도 했고, 그동안 내가 그렇게 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런 나에게 있어 겪어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자책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는 게 최선이었을까.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원망스러운 점이 있었다. 바로, 나에 대해 솔직해질 수 없었던 것.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나를 털어놓지 않고 있었다. 그럴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꽤 오랜 시간 나는 '나'라는 감옥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든 용기를 냈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나의 무너진 모습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건, 나의 부모님 덕분이었다. 원래도 부모님과 연락을 많이 드리곤 했었던지라,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도 없는 아들의 안부가 궁금했을 터.

그렇게 나에게 걸려온 전화에, 나는 타인의 손을 잡아서라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 얘기를 했을 때 나는 나를 옥죄고 있던 무언가로부터 빠져나오는 느낌이었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던 기분, 많은 것이 비워져 나갈 때의 그 감정. 그동안 꼭 내가 체감했어야 했을 여러 것들이 뒤늦게나마 나를 찾아왔다.


함께 나와 일했던 동료들, 그리고 내 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던 친구들에게도 어렵게나마 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들 공감해 주었고, 특히 나보다 연장자였던 분들은 자신도 겪었던 고난이었다며 더욱 나의 이야기를 깊게 들어주었다.


특히, 한 선배의 이야기가 와닿는다.

"신후야,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아. 말하지 않으면 더 힘들다는 걸 알았으니..."


덕분에 나는 서서히 나를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잠깐의 휴식이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 건지도 알 수 있었고, 내려놓는 게 잘못된 게 아니란 것도 느꼈다.


여러 번의 결심과 고민을 거쳐 나는 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누차 피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던 일도 못 마무리 짓고 떠나는 게 맞을까. 그렇지만 한때는 나를 나보다도 잘 알던 지인들은 나를 용서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잠시 떠났다.


나와 잠시 떨어지기 위해 짐을 싸면서, 나는 중요한 걸 깨달았다.


때론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다는 걸.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Stand a little Taller
Doesn't mean I'm lonely when I'm alone
What doesn't kill you makes a fighter
Footsteps even lighter
Doesn't mean I'm over 'cause you're gone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stronger
Just me, myself, and I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Stand a little taller
Doesn't mean I'm lonely when I'm alone


* Kelly Clarkson - Stonger (What Doesn't Kill You) 중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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