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던 데는, 나 자신이 내려진 채로 있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악명 높은 워커홀릭이었고, 일이나 공부를 평소 손에 놓고 다니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뭔가를 하지 않는다는 건, 그 누구보다도 내가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많이 무너져 내린 나를, 이제는 내려놔야 할 때가 되었다.
처음에는 다시 쌓아 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너진 내가 다시 일어나는 게 더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얼른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천천히 나를 다시 퍼즐처럼 맞추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다.
어지러워진 주변도 정리하고, 무너진 일과도 제시간으로 돌려놓는 등 최대한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하나씩 바꿔 나갔고, 서서히 내가 내 모습으로 돌아오는 게 보였다.
급하게 움직일 이유는 없었다. 예전처럼.
한편으로는, 이렇게 무너진 내가 참 야속하기도 했다. 모아놓고 보니 정말 피폐해진 내 모습이, 서서히 쌓여만 가다가 지금까지 왔을 거라는 걸 보다 보니 그랬다.
하지만, 과거에 연연하기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집중해 주고 싶었다.
옛날이랑은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조명했지만, 오롯이 현재의 나에게만 집중해 주는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모습.
그렇게 꾸준히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는 돌아오고 있었다. 예전의 그 워커홀릭인 나는 아닐지라도, 피폐해진 모습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다.
어느덧 가장 힘들어하던 때의 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니 그때의 나는 참 신기하면서도, 다시는 만나기 싫은 그런 이상한 존재 1로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때 결정했던 휴학 및 군 입대와 합쳐, 나는 남은 기간 동안 나를 성장시킬 방법을 찾았다. 알바도 해 보고, 작은 무언가도 만들어보는 등, 예전의 나와는 사뭇 다르겠지만, 내가 채우지 못했던 것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가장 동경하던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가장 힘든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고, 그걸 견뎌내지 못해 참 고통스러웠지만, 돌이켜 보면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빠른 속도가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속도가 능사가 아닌 점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무너진 것을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급하게 나를 다시 찾아나가려고 허둥지둥 대다가 다시 무너지는 걸 많이 목격했다. 나도 그랬기에, 과거 주변인들의 경험이 다시 보였었다.
우리는 여러모로 참 정교하고 복잡한 존재이다. 그런 만큼, 다룰 때도 정교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
내가 번아웃으로부터 나 자신을 극복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이다.
동시에, 힘들 땐 용기를 얻는 것, 그리고 그 용기를 기반으로 먼저 '세상에서 제일 섬세하고 소중한 존재', 즉 나를 다시 바라보는 것.
사실, 무너진 모습으로부터 다시 일어나는 건 어렵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어렵다고 계속 무너진 채 주저앉지 말고, 당차게 일어나기 위해 계속 흩어진 조각들을 쌓아나가기를.
내가 그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그랬고, 미래에 내가 힘들어할 때도 그럴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당차게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나기를.
힘들어할 때도, 다시 털고 일어나 조금 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 꽃피기를.
그리고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조금 더 이해하고, 그 소중한 존재를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기를.
세상의 모든 이들을, 항상 응원한다.
다시 너로 돌아가 이렇게
희망의 노랠 불러 새롭게
널 기다리는 세상을 기대해봐
다시 달려가 보는 거야
힘이 들고 주저 앉고 싶을 땐 이렇게
기쁨의 노랠 불러 씩씩하게
언젠가 모두 추억이 될 오늘을
감사해 기억해 힘을 내 My Friend
* 제이래빗 - 요즘 너 말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