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목적은? 외국인으로서 나아지는 점은..?
재류카드의 갱신 수수료가 현재의 5~10배가량 비싸질 수도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현재까지의 수수료 및 심사에 필요한 요건 등을 영미(欧米) 수준으로 대폭 강화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오래된 희망사항이 타카이치 총리의 입을 통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세 사람 모두 영주권 자이긴 하지만 외국인이기에 정기적으로 재류카드를 갱신해야 하고 지금까지는 5~6천엔 하던 수수료가 5~6만이 되면 세 사람의 갱신만으로도 최소 15만 엔을 지불해야 하고, 이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아니, 사실은 매우 큰 부담이다.
단순히 15만 엔이라는 돈이 너무 비싸게 느껴짐도 있지만, 지금까지 보다 10배의 수수료를 지불한다고 해서 이 나라의 행정처리 스피드가 드라마틱하게 빨라질 것이라 기대하기가 어렵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가 다 될 때까지 입국관리국에서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하루 종일 기다림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면 수수료의 증액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 만큼 서비스의 질이나 사후 혜택 등이 개선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적어도 최근 관련뉴스들이나 방송, 인터넷 콘텐츠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행정서사들 및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단순히 고액의 수수료를 지불함으로 인한 서비스 질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고, 영주권 심사 및 재류자격 심사의 허들이 완화된다거나 자격요건이 완화되는 일 또한 기대하기 어려우니 2026년 4월, 행정적 집행이 이루어지기 전에 준비와 신청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징수액의 증액은 심사신속화, 환경정비, 불법채재자대책 등이 최우선 목적이라 설명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이 행정서비스 혹은 외국인으로서 실감하는 질적 개선이 없다면 그저 가계를 압박하는 단순 증액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비단 일개의 가계뿐이랴. 현재 일본국내에 재류자격을 갖는 외국인은 약 370만 명이다.(출처: 出入国在留管理庁) 그중 나처럼 영주권을 가져 비자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약 93만 명이고 그 외에는 유학비자 혹은 기업고용을 통한 전문기술, 인문, 국제업무 등의 비자로 분류가 될 것이다.
유학이야 개인의 비자문제이니 논외로 치더라도 기업의 고용을 통한 비자 취득자가 약 120만 명인데, 고용주는 이들을 고용하고 비자취득을 위해 1인당 약 4만 엔(가정)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약 480억 엔의 제반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기업으로서도 꽤나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심사기간만 1년이 걸리니, 고용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것은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과 기업의 제도적 부분의 프로세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수수료의 증액과 영주권 신청비용의 증액이 과연 어떤 메리트를 가져다줄까?
장기적으론 정부가 말하듯, 행정절차의 안정화 라던지 환경의 정비와 개선 등 제반시설의 보수개선에 기여할지도 모르겠으나, 그것이 과연 이곳에 살아가는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을만한 질의 향상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이러나저러나 좀 불만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갱신이라고는 하지만 카드 쪼가리를 갱신하기 위해 백만 원이나 지불해야 한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고, 세금 비싸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일본인데 그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외국인 거주자들이 양질의 서비스나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가 나서서 일손부족 문제를 외국인 노동력 확충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데 막상 일본 국민들의 배외주의가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는 모순 또한 위와 같은 뉴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움에 한몫을 한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아짐으로 인한 치안악화, 문화 습관 차이에서 오는 문제 발생 등의 이유가 외국인을 배척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일본사회에는 일본우월주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이 앙케이트 조사 결과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우파적 사고(思考)가 이전에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확산되어온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18세~39세, 즉2030 세대에서도 눈에 띄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신경 쓰이는 지점이다.
경험에 의존한 개인의 견해이지만, 앞서 기술했듯이 일본사회에는 아직도 일본우월주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꽤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종종 극우성향의 일본인들은 지하철 내지는 버스 등, 공공교통시설 같은 구역 내에서 외국인들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때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일본에 너 같은 외국인은 필요 없어. 일본은 선진국이고 강한 나라야. 너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 일본에 메이와쿠(迷惑: 민폐 혹은 피해) 끼치지 마!” 일본에 관광을 하러 온 외국인들이 쓰는 돈만 연간 8조 엔(2024년 현재)이 넘는 지금인데, 어처구니없게도…
일본의 일하지 않는 젊은 세대를 대신하는 게 해외인재인데 사회문제와 정치, 나라의 경제 등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은 없이 자존감만 높으니 늘어대는 소리…
일본 내 외국인 거주자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범죄율이 증가한 것은 안타깝지만 사실이고 치안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는 소수의 범죄자들로 인해 재일 외국인 사회 전체가 불이익을 당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일본 정부의 지혜로운 행정과 대안의 마련, 나아가 외교적으로도 선(善)례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는 수 밖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