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상| 유학생 둘이 만나 결혼을 했다.

한국이 아니어서 가능했다.

by tlsgud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 후 취업했으며 이후 결혼을 하고 현재는 초등학생 아들까지 더하여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

결혼.. 한국에 사는 오랜 나의 친구들은 아직 미혼인 이들도 있고 기혼인 이들도 있다. 반반 쯔음이려나..?

내 나이가 만 37세이니 아직 미혼인 이들은 좀 늦는 감이 없지 않다.(나만의 기준일지도)

나는 취업 당시 26살이었고 이듬해인 27살에 결혼했다. 아내는 나와 같은 유학시절을 거쳐 도쿄에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보다 세 살 아래의 맹랑 똘똘한 친구였고 어느 나라의 사회 초년생이 그렇듯, 우린 가진 게 없었다.ㅋㅋㅋ

그저 건강한 육체와 정신, 넘치는 사랑만 있다면 작은 방한칸이라도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서둘러 가정을 꾸렸다.

이곳에선 그게 정말 가능했다.

거실이라기도 뭣 한 작은 식사 공간 옆에 시골길에 있는 가든 같은 식당에 가면 있는 슬라이드식 도어를 닫으면 작은 침실이 생기는 그런 구조의 작디작은 소형맨션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인터넷과 티브이 등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 의하면 당시 한국에서 결혼을 준비한다는 것은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미래가 보장된 안정된 직장에 잘 사는 양가어르신들, 결혼식 비용에만 억 소리가 나는 뭐 그러한 것들 뿐이었기에… 작지만 즐거웠고 웃음이 넘치던 그날의 우리의 신혼은 꽤나 성공한 삶이라고 자찬하며 축배를 들곤 했다.

그렇게 작은 집에서 백오십만 원가량의 월세를 내며 신혼생활을 시작한 나와 아내는 이후, 두 번의 이사를 경험 끝에 현재의 집에 살고 있다! 도쿄 23구 내에 무려 자가이며, 2층에 다락방까지 더한 주차장 딸린 주택이다!

아버지는 간혹 나를 보며 말씀하신다. “네가 효자다!”

대한민국의 사회는 정년 이후에도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여전히 일하는 부모세대가 있고

집도 차도 비싸고 모든 게 비싸서 결혼의 때를 놓치고, 아니 어쩌면 이제 혼자가 차라리 편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세대가 있다.

뭐 부끄럽게도 나도 여전히 종종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살고 있으며, 부모님 용돈 드리기도 버거운 벌이에 허덕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부지 엄마, 죄송해요.. 저는 불효 잡니다)

나의 결혼은 한국이 아닌 타향살이 하는 나와 아내의 용기와 패기가 있어 가능했고, 그 패기로 초등학생 녀석까지 키워내고 있다. 나름 성실하게 직장 다니며 적어도 우리 세 사람 배곯을 일은 없이 살고 있는 이 삶이 도쿄라서 가능했지 싶다.

한국에 대한 그리움, 부모형제와 종종 왕래할 수 있는 곳에 살고 싶다는 향수는 여전히 크지만,

오늘도 이곳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부라보 우리의 도쿄라이프!

결혼식 후 몰디브 신혼여행 때 사진인데 그 때의 나는 대체 어디로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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