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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스 Feb 28. 2021

결혼

시대 뒤에 숨지 않기

웹 드라마를 보다가 나온

대사 한 줄에 한참을 멈춰 생각했다.


‘능력 안되면, 결혼 못하는 거야.

옆에서 생고생하는거 다 지켜봤으니까’


참 공감되고, 동의하는 말이긴 했다.


요즘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또 뉴스 기사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 주제이다.


‘결혼’

결혼하는 게 무척이나 힘들어지고,

포기하는 사람도 많단다.

연애는 해도 결혼은 안 하고,

결혼이 주는 리스크가 너무 크단다.

애를 안 낳고 둘만 살면 그나마 낫긴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애를 안 낳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보편적이지도 않고,

주위 시선도 싫고, 그래서 아예 안 한단다.


이 시대는 너무 결혼하기 어렵단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나도 결혼을 안 하고 못하는 수많은 이론과 논리에 동의하니까.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럼, 결혼하기 좋은 시대는 언제지?’


일단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전혀 없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튼튼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여성에 대한 불합리와 편견들이 사라진 

성평등의 시대가 온다고 생각해도 

여전히 거기엔 문제가 많을 것 같다.

(과거의 문제가 사라지면 현재의 문제, 현재의 문제가 사라지면 미래의 문제가 우리 앞에 있을 것이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사실 좋은 시대란 건 없다.

좋은 때라는 것도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알기 어렵다.

모든 때는 지나가 봐야 

좋았는지 나빴는지 알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 시대를 사는 미혼인(?) 중 

한 명으로서 생각해봤다.

‘시대가 나의 핑계는 아닐까’

‘시대만 본다고 서로를 못 보는 건 아닐까’


내 생각에는, 결혼에 있어

시대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시대를 핑계 삼는 건 별로 좋지 않다.

그렇다고 흔히 듣는 편협한 생각처럼

6.25 난리에도 결혼했는데,

예전에는 반지하 단칸방에서도 시작했는데라는 

논리로 결혼 다해야 해!라는 생각도 좋지 않다.


나는 그냥, 단지, 이제는 ‘해야 한다는’의 영역에서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라는

영역으로 바뀌어가는 결혼이라는 부분에 있어

시대 뒤에 숨어 이끌리듯 결정하고 

비난하고 주눅 드는 것 말고

당당하게 이유를 찾아갔으면 한다.

(물론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p.s) 아주 매우 종종 결혼 언제 하냐, 결혼만 하면 딱인데라는 질문이 많은 요즘 ‘나 알아서 합니다’라는 대답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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