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자 움직여
연애를 한 적이 있었다.
꽤 오래 만났고,
당연히(?)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결혼 얘기의 결론은 항상 ‘조금만 나아지면’이었다.
그런 이야기들 속에
‘나아지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해결되거나 사라져 갔다.
직장을 얻었고,
나이도 마냥 어리지 않게 되었고,
가정 내의 어려움도 사라졌고,
충분히 만남의 시간도 쌓였고.
그런데 어째서인지 마음이 그대로였다.
모든 게 달라지고 나아졌는데
마음만은 제자리였다.
정말 늦었지만 그때야 알게 됐다.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난 욕을 먹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좀 더 기다려달라 했던 연인에게도.
후회가 된다. 아주 많이.
헤어져서, 계속 이어지지 못해서,
욕을 먹어서가 아니라
그때에, 그날에, 좀 더 솔직하지 못했음이.
그래서 상처 입고, 상처 입혔던 날들이.
새해다.
인내와 배려는 하되 솔직하게
관계하고 일하고 싶다.
생각과 고민, 망설임보다는
걷고, 뛰고, 움직여보고 싶다.
나에겐 그것이 필요하다.
p.s 그래서 10년 전부터 배워보고 싶던 첼로를 배우기 위해 다짜고짜 학원부터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