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내가 깨끗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요즘 유독 ‘청소’ 종류의 것들을 자주 그리고 많이 한다.
집안일로서 뿐 만 아니라
회사에 출근해서도, 어떤 장소를 가서도,
자원해서 참, 많이도 한다.
그래서 지인들은 가끔 나를 ‘김데렐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틀 전쯤인가,
회사의 관리자 한 분이 나에게 말했다.
‘요즘 어딜 가든 설거지도 그렇고, 청소를 참 많이 하네요’
내가 대답했다.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하하’
문득,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을 해봤다.
‘요즘의 나는 왜 이토록 청소 종류의 것들을 많이 하는 걸까.’
그건 아마, “내가 깨끗하게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인 것 같다.
옹졸한 한 순간의 경력, 권력, 지위를 위해
온갖 변명으로 소중한 이를 쳐내는 사람 앞에.
말도 안 되는 논리와 합리화로 끊임없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강요하고 쥐 잡듯 잡는 누군가 앞에.
정말 그 정도는 아닐 거라 생각하고, 믿었던
한 사람의 이중성, 페르소나 앞에.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것들 앞에 침묵을 지키고 회피하려 하면서도,
음식을 먹다 나온 머리카락 한올에 버럭버럭 화를 내는
나라는 인간 앞에.
닦아질 것 같지도, 나아질 것 같지도 않은 현실과 나 스스로이기에.
그토록 반드시 깨끗해지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치우고, 닦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쌓이는 것은 ‘연륜’과 ‘지혜’가 아니라, ‘두려움’과 ‘책임회피’인 것 같다.
7일이나 지난 12월이지만,, 이미 다 가버린 2021년이지만,,
조금은 깨끗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