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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있는 그녀 Jul 27. 2024

[엄마의 단어]품

1. 두 팔을 벌려서 안을 때의 가슴

2. 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

3.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품이라는 단어만큼 엄마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을까?

품에는 여러 뜻이 있다. 모두 엄마에게 필요하거나 중요다.  

     

막 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느낌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오묘다. 벅차면서도 조심스럽고 신기하면서도 어색다. 여러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으면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기 냄새를 맡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 왜 어른들이 아기 냄새가 그립다고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막 태어난 아이는 작고 가벼워서 오래 안아도 힘든지 몰랐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는 만큼 피곤도 쌓이고 아이 몸무게도 쌓이면서 품에 안는 일이 점점 버겁게 느껴졌다. 잠이 부족한 일상과 내 시간이 없는 퍽퍽함 속에서 아이를 안는 일은 더 이상 뭉클하지도 벅차지도 않았다.    


아이가 배앓이라도 하면 밤은 지옥 같은 시간이 다. 자지러지게 울어 젖히는 아이를 안고 이 상황을 버텨야 . 아이도 울고 엄마도 울고 괴로운 시간다. 달래도 달래 지지 않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의 마음을 어떤 단어로 표현할지 모르겠다.  

    

그 당시 친구와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리면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할 정도로 극단적인 생각을 했었다.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아이 입을 손으로 막고 싶다. 이불로 덮어서라도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쏟아져 나왔.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아이를 안전한 곳에 내려놓고 몇 분이라도 다른 곳에 가서 마음을 달래는 게 좋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스린 후 아이를 다시 보러 가도 늦지 않다. 그 몇 분 더 운다고 큰일 나지 않더. 어차피 안아줘도 우는데 잠깐 내려놓고 엄마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낫다.   

   

‘아이가 우는 건 당연한 거야.’

우선 내 마음이라도 진정하자.’

아직 미숙한 아이니까 내가 필요한 거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평정심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인생에서 아주 긴 프로젝트다. 엄마의 노력과 시간, 에너지를 아낌없이 투자해야 .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 같은 일은 1차적 육아, 육체적으로 힘든 육아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아이의 정신적 성숙을 위한 2차적 육아, 훈육까지 해야 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15년~20년은 엄마의 노력과 수고가 들어. 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육체적 육아는 오히려 익숙해지고 노하우가 생겨 할만해다. 아이가 커서 훈육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육아의 세상이 펼쳐다. 시기마다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규칙과 습관이 있다. 밥 스스로 먹기, 용변 처리하기, 옷 입기, 씻기, 정리하기 등 엄마, 아빠가 해주던 일을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가르쳐야 다. 습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여러 번 훈육해야 .     


그 과정에서 아이의 반발은 어마어마다. 편하게 다 해주던 일을 본인이 직접 해야 하니 얼마나 하기 싫습니까. 스스로 하는 것 외에도 사회의 규칙과 예절을 가르쳐야 다. 거짓말하지 않기,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 어른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 등 가르쳐야 할 것 투성다.  

     

는 육체적 육아보다 정신적 육아가 더 힘다. 육체적 육아는 어느 정도 끝이 있는데 정신적 육아는 끝이 안 보거든요. 특히 일관성 있는 훈육을 통해 아이의 품(성품)을 만들어 주는 게 어렵니다.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기에 그것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다. 안타깝게도 가정에서 받는 존중과 배려만큼 사회에서는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와 적응하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좋은 습관과 함께 바른 품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는 현재 10살과 7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육체적 육아는 어느 정도 끝이 보다. 이제는 두 아이가 바른 품을 가질 수 있도록 일관성 있게 훈육하는 일이 남았다. 아이의 기질을 존중하고 사랑도 듬뿍 주겠지만 잘못한 일에는 단호한 훈육으로 대해야 겠죠. 옳고 그름을 판단해 바르게 행동하고 사람 사이의 예절을 지키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열심히 품을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따뜻한 품에서 아이를 사랑해 주고, 엄마의 품을 들여서 바른 품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게 하는 것.

품이 들어간 이 한 문장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 그 자체요.


      

: 아이를 키우는 과정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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