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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핏 Jan 13. 2019

테라야마 슈지

테라야마 슈지 와<상하이 이인창관>이라는 영화

테라야마 슈지(1935-1983)


 테라야마 슈지는 일본의 감독, 시인, 연극 연출자, 작가다. 2차 세계 대전 직후에 주로 활동했던 그에게 요즘 말하는 젠더 감수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시대가 시대이니, 별개로 생각하고 봐도 뭐 엄청난 괴짜다. 나타샤 킨스키가 아버지의 악행을 고발하기 이전에는 그냥 무섭게 생긴 아저씨인줄로만 알고 봤던, 괴짜+범죄자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와 친했다고 한다....그와 함께 영화도 찍었다. <상하이 이인창관>(1981)(上海異人娼館/チャイナ・ドール Fruits of Passion)이라는 영화로,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렵다. 자막도 없다. 클라우스 킨스키는 여기서도 엄청 무서운 얼굴로 나온다. 


Pauline Reage의 소설 「O양 이야기」의 속편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192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O”라는 여인과 스티븐 경과의 도착적인 사랑을 그렸다. 상하이에서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는 스티븐 경은 반체제 운동가들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학적인 사랑을 즐기는 그는, 자기와 사랑에 빠진 그의 애인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증명하기 위한 일종의 게임으로 “O”를 사창가로 보낸다. -<씨네 21> 영화소개


 영화 소개만 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면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이해가 안 되고, 지 멋대로 흘러 가며, 일본인이 만들었는데 서구적 오리엔탈리즘이 느껴지는 이상한 영화다.

 

 이 작품의 감독인 테라야마 슈지는 사실 다른 분야에서 더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아방가르드 연극을 만들었고, 영화, 시, 스포츠 평론 등 수많은 분야의 글을 썼다. 그가 특히 좋아한 것은 경마, 도박, 권투였다. 그는 연극을 갖고 네덜란드로 진출하기도 했다. 아마 클라우스 킨스키와의 인연도 거기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가 우리나라에서 보다는 유럽에서 더 유명할 것 같다. 그의 아방가르드한 감각 자체가 우리 정서와는 배치되는 면이 많다. 그의 영화를 보면 서사보다는 이미지 하나 하나에 의미를 둔 소위 상징주의적 영화들이 넘치는데, 그래서 매니악하다. 일본스러운 감성을 사랑해마지 않는 유럽인들이 아무래도 저런 요소들을 더 좋아한다. 어찌나 대단하냐면....죽는 것을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것으로 표현했을 정도다. 문학도 아니고 화면으로 그렇게 표현을 해 놓으면 당연히 이해가 어렵다. 어떤 이는 그게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를 못한 채로 진행되는 다음 스토리를 접해야 한다. 어차피 그런 것을 생각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그렇게  불친절한 것 치고 예술성도 떨어지는 영화다.

 

이 불쌍한 친구가 말하자면 유곽 같은 데 끌려와서 죽어라 학대 당하는 이상한 내용


 영화감독으로서는 이토록 이상하지만 작가로서의 그는 배울 점이 많다. 국내에서도 번역 된 바가 있는, 테라야마 슈지가 쓴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2005년 경에 이마고에서 나왔었지만 절판되어서 어렵게 구했던 책이다. 사후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인 만큼 그의 주장과 생각들은 독보적이었다. 다음에는 그의 책에 대해서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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