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조지아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이
넘실대는 조지아
저는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본래는 아반떼와 쏘나타도 구분하지 못했을 만큼 자동차에는 문외한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이 업계에서도 경력이 10년 이상 되니까 해외를 나갈 때면 자연스레 차량에 눈길이 갔습니다.
조지아는 농업과 관광업이 중심이고, 인구도 300만 명 정도 수준이라 현지에서 돌아다니는 모든 차량은 모두 수입으로 들어온 자동차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동남아의 경우에는 일본차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조지아는 조금 신기했습니다. 정말로 많은 국가의 브랜드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죠. 전 세계 각국의 브랜드 차량을 시대 별로 모아둔 것 같았습니다.
이는 조지아 인들이 대부분 차를 뽑을 때, 무려 90% 정도를 중고차로 구매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국가의 수입 중고차를 사도 관세율이 비슷하기에 그야말로 현지인들은 브랜드 선택권이 다양하게 주어진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일본차 점유율이 가장 높은 편이고, 그다음으로는 독일 완성차 OEM 3사, 미국 포드 것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볼트(Bolt) 택시를 부를 때도 어떤 차량을 탑승할지 확인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됐습니다.
핸들이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있네?!
분명히 도로 방향은 우리나라와 똑같은데, 공항에서 내린 다음 첫 택시에서부터 운전석이 왼쪽(이하 LHD)이 아닌 오른쪽(이하 RHD)에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뭔가 싶었죠.
RHD의 경우 영국, 일본, 인도 등에서 표준인데요. 대부분 국가는 우리나라처럼 LHD가 표준입니다. 그런데, 도로는 LHD 기준, 운전석은 RHD인 게 무척 신기했습니다.
알고 보니 조지아에서는 과거 운전석 위치와 관련한 규제가 없어 일본에서 직수입한 중고차를 현지에서 그대로 이용하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지금은 일본차도 LHD 차량만 수입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이미 탑승하고 있는 차를 그대로 버릴 수는 없기에 현재 조지아 여행을 하면 LHD, RHD 차량을 둘 다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면 톨게이트에서는 어떻게 하나 궁금했는데요. 조지아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더라고요...! 이런 것을 찾았던 것도 이번 여정의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사실 핸들이 어딨 는지에 따라 승차감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모델마다 핸들 위치가 다르면 헷갈릴 법도한데, 조지아 인들의 운전은 야생마처럼 정제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별도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멀미 있는 분들은 현지인 운전습관이 아주 험하기에 조지아 여행이 쉽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아무튼 만약 조지아에 가더라도 운전석 위치에 따라 놀라지 마세요! 이것도 하나의 재밌는 문화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