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조지아
보급형 스위스,
Georgia
조지아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거나 혹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조지아 여행과 관련된 수식어가 바로 '보급형 스위스'입니다. 스위스 알프스급 되는 자연 풍경을 갖고 있지만, 물가는 스위스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의미인데요.
물가가 너무 저렴해서 한 달 살기 여행지로도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전반적으로 물가가 유럽, 우리나라보다는 저렴한데 그렇다고 동남아급으로 막 저렴하진 않았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상당히 저렴했는데, 전쟁 이후 많은 러시아인들의 유입 및 전방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조지아의 평균 물가는 우리나라의 80%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통비(볼트 택시 外)와 과일, 주류, 빵, 유제품은 한국 대비 유의미하게 저렴했습니다.
오늘의 리뷰에서는 「숙소 - 교통 - 장바구니 - 외식」 순서대로 주관적인 조지아 물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트빌리시 外 도시는
1박에 5만 원이면 충분!
먼저 숙소 물가입니다. 저는 수도인 '트빌리시와 트빌리시 外 지역'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9박 10일의 조지아 여행 기간 동안 트빌리시에서 4박, 그 외 지역(카즈베기, 쿠타이시, 보르조미)에서 5박을 숙박했는데요.
처음 도착해서 3박 동안 트빌리시 구시가지 한복판에 위치한 3성급 호텔에서 머물렀는데요. 1박당 비용이 약 7만 원 정도였습니다. 물론 입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구시가지 기준 4성급 호텔이 10만 원 전후, 5성급 숙소가 최소 17만 원 정도부터 시작합니다. 생각보다는 엄청 저렴하지는 않죠?
그렇지만, 수도 트빌리시를 벗어나 타 도시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휴양지를 제외하고 1박에 100 GEL (약 5만 원) 정도면 꽤 쾌적하고 넓은 객실에서 투숙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 지역 內 최고 수준의 호텔은 희소성이 더해져 트빌리시 5성급 호텔만큼 비싸긴 합니다.
여정의 마지막 2박은 일부러 편안한 휴식을 위해 나름대로 호캉스(보르조미 4성급, 트빌리시 5성급)를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9박 동안 전체 숙박비는 약 75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불만족스러운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아주 만족스러웠었죠.
프라이빗 택시를 제외하면
저렴한 편인 교통 물가
다음은 교통 물가입니다. 수도 트빌리시는 대중교통인 버스, 지하철이 꽤 잘 되어 있었습니다. 교통카드 기준 게다가 가격도 1 GEL(500원)이고, 추가 요금 없이 90분 이내 환승까지 가능합니다. 또한, 교통카드로 리케 공원 - 나리칼라 요새 케이블카 탑승도 가능한데요. 케이블카 금액이 무려 편도 2.5 GEL(1,250원)이었단 사실!
그렇지만, 날씨가 너무 덥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게 소중한 직장인 여행자이기에 주로 '볼트 택시 + 도보' 조합으로 많이 움직였습니다. 볼트 택시비 체감 물가는 한국 대비 50~60% 수준이었는데요.
트빌리시몰에서 구시가지까지 약 15㎞ 정도 구간이었는데, 15 GEL(7,500원) 전후로 나왔습니다. 물론 대중교통 대비 시간도 훨씬 빠른 것은 당연했고요.
조지아에서 도시 간 이동 시, Go Trip이란 프라이빗 택시 사이트를 많이 이용하는데요. 고트립 택시는 3시간 거리에 한화 약 10만 원 정도 지불해야 하는데요. 아마 비포장도로 및 험난한 산간 도로가 많은 현지 사정이 고려된 금액이지 않을까 싶고요.
대신 그래서 배낭여행객들은 마슈르카란 승합차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데요. 트빌리시에서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시그나기까지 마슈르카 편도 이용 요금은 10 GEL(5,000원)이었습니다. 다만, 승차감이 험하고, 에어컨이 안 되기에 저는 나중에 마슈르카를 이용하지 않고 비싸지만 고트립 택시를 이용하기도 했었죠.
마지막으로 교통편이 거의 로컬 택시밖에 없는 곳에서는 부르는 게 값입니다. 예를 들어, 스테판츠민다에서 주타 트레킹 입구까지 가는 택시 비용은 4명 기준 평균 140 GEL(약 70,000원) 정도인데요. 택시 기사들과 네고를 하다가 치를 떠는 분들도 있기에 잘 알아보고 믿을만한 기사와 함께 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과일, 와인, 유제품 많이 드세요!
세 번째 주제로 소위 장바구니 물가라고 부르는 마트 물가를 살펴볼게요! 해외여행을 가면 현지 마트 탐방은 빼놓을 수가 없는 재미인데요. 그곳에서 현지 물가도 살펴보고, 한국에서는 비싸지만 현지에서는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수도 트빌리시 內 대형 마트 브랜드로는 까르푸와 굿윌이라는 대형마트 체인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작은 시내 슈퍼마켓 브랜드로는 스파(SPAR)란 프랜차이즈고 있죠.
일단 까르푸가 가장 저렴한 편이었고요. 굿윌은 갤러리아 백화점 지점을 방문했는데, 까르푸보단 다소 비싼 편이었습니다. 스파는 지점마다 임대료 때문인지 가격이 조금씩 상이했고, 당연히 까르푸보단 비쌌습니다. 그렇지만, 거리 곳곳에 있기에 편의점처럼 자주 애용했습니다.
마트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초콜릿과 과자 가격이었습니다. 저렴할 줄 알았는데, 한국보다 비싸거나 비슷했고요. 또한, 의외로 주스 가격도 한국이랑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싸더라고요. 조지아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는 제품은 대부분 이와 같았습니다.
반면에 조지아에서 직접 생산하는 과일, 와인, 유제품은 무척 저렴했는데요. 과일도 그 종류마다 좀 달랐는데, 수박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납작 복숭아와 블루베리도 저렴한 편이라 조지아 여행 중에 종종 사 먹었죠.
또한, 와인의 나라답게 저렴하게 고퀄리티 와인을 맛볼 수 있었고요. 탄산수가 3대 수출품인 나라답게 탄산수와 코카콜라 등 음료수도 저렴했습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장을 보면 한국보다는 적게 나오긴 했는데, 막상 봉지를 풀어보면 뭐가 막 많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외식 물가입니다. 영어 메뉴판조차 없는 진짜 현지인 식당의 경우, 5,000원 정도면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수준이었고요. 제가 보통 '메인 음식 1개 + 맥주 or 음료 1잔 + 와인 1잔'을 주문했는데요. 평균적으로 15,000원 ~ 20,000원 정도 지출했습니다.
메인 음식은 조지아 현지식 기준 보통 15 GEL ~ 20 GEL (7,500원 ~ 10,000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플렉스를 하고 싶어 메인 음식을 하나 더 추가하면 2~3만 원 정도 지출했던 셈이죠.
또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KFC와 맥도널드도 있었는데요. 세트 메뉴 기준으로 평균 8~9,000원 수준이라 한국이랑 별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양이 좀 적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커피도 저렴하진 않은 1잔에 3~5,000원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식당입니다. 역시 전 세계 어딜 가나 가장 비싼 고급 음식점인데요. 김밥에 짬뽕 한 그릇 주문하니 한국돈으로 3만 원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여행 마지막 날에서야 처음 먹은 한식은 그야말로 생명수와 같았습니다.
오늘은 조지아 여행을 하면서 직접 겪은 매우 주관적인 현지 물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문자 그대로 주관적인 이야기이기에 실제랑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급형 스위스란 단어처럼 막 저렴한 물가는 아니었고요. 잘 선택한다면 교통비와 숙박비가 저렴하기에 그래도 비싸지 않은 예산으로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