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Tbilisi)
조지아는 쇼핑하기
좋은 곳은 아니다
단언컨대 조지아는 쇼핑하기 좋은 여행지는 아닙니다. 선진국도 아니고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도 아니기에 현지 물가 대비해서도 의류 등 물가가 상당한데요.
우리나라보다 백화점 물가보다 살짝 저렴한 거 같긴 했지만, 입점한 브랜드 중에 공통된 브랜드가 많이 없어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절대적인 숫자도 적은데요. 사실 저는 해외여행을 하면 꼭 들르는 곳이 백화점 혹은 쇼핑몰인데요. 쇼핑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현지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직간접적으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도 트빌리시의 대표적인 쇼핑 공간은 두 군데가 있습니다. 하나는 도시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조지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트빌리시 몰, 또 다른 하나는 자유광장 근방 루스타벨리 거리 초입에 있는 갤러리아 트빌리시 백화점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와 1대 1로 비교해도 아쉬웠으나, 쇼핑몰 안에 있는 대형마트(까르푸, 굿윌)에서 기념품 및 선물을 구매하기 좋아 조지아 여행의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하나씩 살펴볼까요?
아랍에미리트(UAE) 기업에서
건축한 유럽식 쇼핑몰
먼저 현지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자 최초의 쇼핑몰인 '트빌리시 몰(Tbilisi Mall)'로 가보겠습니다. 두바이가 속해 있는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 기반의 부동산 개발 기업인 라크(RAK)란 회사에서 건설한 쇼핑몰입니다.
오일머니가 투하된 유럽식 쇼핑몰인데요. 쇼핑몰 출입문 맞은편에 아랍에미리트 국기가 조지아 국기와 함께 휘날리고 있어 궁금하여 찾아본 내용인데요.
쇼핑몰 내부로 들어오니 가운데가 뻥 뚫린 돔(Dome) 형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27개국 유라시아 여행을 하며 왠지 낯설지 않은 구조였습니다.
명품 브랜드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고요. 망고(MANGO), 자라(ZARA), 풀 앤 베어(PULL & BEAR) 등 흔히 우리가 아는 유럽 SPA 브랜드가 주력이었던 쇼핑몰이었습니다.
20대였다면 열심히 득템을 하기 위해 뒤져봤겠지만,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서니 SPA 브랜드 제품에 선뜻 손이 안 가지더라고요.
타미 앤 힐피거, 뉴발란스와 같은 브랜드 제품은 한국보다 비싸기도 해서 문자 그대로 아이쇼핑만 열심히 하다가 아예 LC WAIKIKI란 브랜드에서 현지 느낌 뿜뿜한 만 원짜리 옷 한 벌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트빌리시 몰을 가야 하는 이유는 '까르푸' 때문인데요. 트빌리시 구시가지 근방에도 까르푸 단독 매장이 있지만, 규모와 상품 라인업 그리고 매장 컨디션을 보면 트빌리시 몰 지점으로 오는 것이 낫습니다.
여기서 아쉬웠던 점은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현지 물가 상승률이 상당하여 선뜻 한국으로 가져갈 기념품이나 주전부리 집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물가가 저렴한 보급형 스위스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솔직히 택시비와 술값을 제외하고는 엄청 물가가 저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유럽보단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현지 물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현지인 체험을 위해 다른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쇼핑몰 푸드코트에 있는 KFC에서 해결했습니다. 여기서도 한 끼 해결하려니 한국 돈으로 7~8,000원이 소비되어 살짝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물가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화장실'이었는데요. 쇼핑몰 안에 화장실 안내 표지판이 없어 왠지 화장실이 있을 것 같은 곳으로 가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거는 좀 신박했습니다.
그래도 시내 관광을 하면 1 GEL을 받고 이용 가능한 공중 화장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쇼핑몰에서 화장실 찾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무료라서 그런 것일까요?
어쨌든 찾긴 찾아서 이용했으나, 혹시 쇼핑몰에 체류하는 동안 또 한 번 이용할까 싶어 화장실 위치를 사진 찍어두고 기억할 수 있게끔 핸드폰에 메모를 남겼습니다.
다음은 조지아 여행 초반에 방문했던 자유광장 근처이자 메트로 자유광장역 1분 거리에 있는 백화점 갤러리아 트빌리시(Galleria Tbilisi)입니다. 총 8층 규모로 트빌리시 몰보다 크기는 작지만, 시내 중심부에서는 가장 큰 쇼핑 공간입니다.
생각보다 번쩍번쩍한 백화점 입구를 보고서 우리나라 갤러리아 백화점을 생각하고 들어갔는데요. 막상 들어가 보니 아무래도 역시 브랜드 숫자와 네임밸류가 아쉬웠습니다.
트빌리시 몰이 유럽 SPA 브랜드 중심이었다면, 그래도 이곳은 상대적으로 더 하이엔드 브랜드 가령 라코스테, 베네통, 노스페이스 등이 많았고요. 역시 매장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역시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제품이 많아서 바로 PASS 했습니다.
쇼핑몰 카페테라스에서도
흡연이 가능하다니..!
이날 37도에 달하는 뙤약볕 아래에서 트빌리시 시내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무척 지진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백화점 에어컨도 약하게 틀어 쇼핑몰에서도 영 체력과 피로 해소가 안 됐는데요.
그래서 백화점에 있는 일리(illy) 커피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한국과 달랐던 점은 카페 안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그냥 자리를 잡고 종업원이 찾아오면 음료를 주문하면 됩니다. 음료가 나오면 테이블로 가져다주는데요. 15% 정도 추가 Charge가 붙더라고요.
그보다 더 놀라웠던 점은 카페 야외 테라스석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흡연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실내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손님들이 죄다 야외로 몰린 이유가 있었군요. 다시 한번 담배와 술에 관대한 나라라는 사실이 체감됐던 순간입니다.
와인을 구경하고 있으면
영업 사원이 따라붙는다
코로나 이전 대형마트를 가는 재미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식 혹은 시음인데요. 갤러리아 트빌리시 백화점 지하 1층에 있는 굿윌(Goodwill) 대형마트에 들어가 조지아에서도 시음을 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냉동식품 혹은 육류에 대한 시식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조지아에는 다른 시식 코너는 없고 오로지 술(와인, 차차)만 시음할 수 있습니다. 여행 초반 방문했기에 숙소에서 마실 와인과 술을 찾고 있었는데요.
그냥 시음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창한 영어로 제가 술을 고를 때까지 끝까지 마트 직원이 영업을 한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뭐 현지 와인이나 차차(조지아식 코냑)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에 추천을 받았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까르푸에서 쇼핑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술에 대해 잘 모르겠으면 알아서 따라붙는 영업 직원이 추천하는 술을 고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으로 가져와서 팀원들과 회식할 때 오픈한 차차는 정말 역대급으로 맛있고 기억에 남는 술이었죠.
이상으로 간단하게 조지아 현지 쇼핑몰과 백화점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솔직히 뭔가 아쉬웠던 점이 10% 정도는 됐습니다. 그렇지만, 기념품 쇼핑을 위해서는 어쨌든 방문해야 하는 곳이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돌아다닌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