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Tbilisi), Dry Bridge Market
Dry Bridge Market
(메마른 다리 시장)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 여행을 하면 꼭 가봐야 할 필수 코스가 있습니다. 구글맵에 'Dry Bridge Market'이라고 검색하면 되는데요.
박나래 씨가 출연한 MBC 구해줘홈즈 조지아편에서도 나온 '현지 벼룩시장'입니다. 앤틱 혹은 독특한 소품을 수집하는 분들에게는 별천지인데,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입니다.
그런데, 왜 시장 이름에 '메마른 다리'란 수식어가 붙었을까요? 본래 다리 아래에는 강물의 지류가 흐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1940년대 서울의 한강과 마찬가지로 물길을 막고 도로가 건설되어 지금은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부터 자그마한 시장이 형성됐는데, 1990년대 소비에트 붕괴 이후 전문직이고 일반 서민이고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각종 골동품과 귀중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벼룩시장으로 발전됐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주의 체제의 실패를 고스란히 당시 사람들이 떠안은 것인데요. 지금까지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들고 오후 6시가 되면 시장의 하루가 끝납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물품을 판매할까?
아마도 모두가 가장 궁금할 것 같은 내용인데요. 과연 Dry Bridge Market에서는 어떤 물건을 판매하고 있을까요? 무엇이 있길래 박나래 씨가 이곳에서 눈이 돌아갔을까요?
여러 가지 물품을 수집하는 게 취미라면 충분히 환장할 것 같은데요. 저는 이곳에서 판매 중인 물품을 크게 『도자기, 골동품, 소련시절 물건』으로 분류하려고 합니다.
특히 여타 유럽여행을 가면 만나는 현지 벼룩시장과 마찬가지로 도자기(그릇, 찻잔 등)와 식기류를 판매하고 있는 상인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아 놀랐습니다. 남프랑스 지역 앙티브(Antibes)의 벼룩시장도 가봤는데, 이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음 키워드는 골동품입니다. 족히 50년 이상은 연식이 지난 것 같은 빈티지 필름 카메라부터 소련 시대를 주름잡았던 가수들의 LP판까지, 그 자체로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골동품이 많이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련시절 물건입니다. 조지아 여행을 하면 소련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서 판매하는 제품은 차원이 다릅니다. 2차 세계대전에나 썼을법한 방탄모와 방독면이 완전 대박이었죠. 쓸데없지만 보고 있으면 놀라움을 선사하는 제품이 수두룩 했습니다.
트빌리시의 벼룩시장은 '기억의 시장'이란 별칭이 있는데요. 실제로 방문해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Dry Bridge Market과 붙어 있는 공원에는 구글맵상으로 'Artist's Bazaar & Painters'란 그림을 판매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벼룩시장에 그림을 판매하고 있는 상인이 없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조지아 현지 예술가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판매하는 시장이었고요. 대체적으로 직관적인 그림이 많아 예술에 문외한인 저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죠.
한국에 들어올 때, 와인과 차차(조지아식 코냑) 그리고 각종 기념품만으로도 수하물이 초과되어 비용을 지불했는데요. 심지어 벼룩시장에서 물품도 거의 구매를 안 했는데 말이죠. 조지아 여행을 오면 수하물 무게를 넉넉하게 해서 오는 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조지아 트빌리시의 벼룩시장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도시에 스며들면 스며들수록 더 재밌는 여행지, 조지아입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