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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조지아로 이끌었던 카즈베기 게르게티 교회

카즈베기(Kazbegi)

by 포그니pogni
맑은 날의 게르게티 교회 (출처 : www.best-of-caucasus.co.uk)


"Hey, 너는 왜 조지아에 온 거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 섞인 투어를 신청하니 열에 아홉은 꼭 이런 질문을 제게 했습니다. 거의 제가 혼자 동양인이었기에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죠.


저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어느 날,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을 틀었는데, 조지아가 나왔어. 그런데, 해발 2,000m가 넘는 높은 곳에 교회 하나가 있는 게 너무 멋있어서 미친 듯이 조지아 여행을 찾아봤고, 또 이렇게 오게 됐어."


여행을 다녀온 다음에는 조지아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지만, 제가 여행을 시작하기 전까지 오로지 저는 위 사진의 모습만이 떠올랐습니다.



트루소밸리 트레킹 일일 투어상품의 마지막 코스로써 저를 조지아로 이끌었던 정확히 해발 2,170m에 위치한 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Gergeti Trinity Church)를 마지막으로 방문했는데요.


사실 트루소밸리 트레킹 코스 자체가 말로 형용하기 어려웠을 만큼 동화 같았던 길이었으며, 날도 점차 흐려져 비를 흩뿌리기 시작했기에 조금은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두고 도착했습니다.


보통 투어로 카즈베기를 방문하면 구다우리 등을 먼저 들렀다가 꼭 마지막에 게르게티 교회에 방문하는데요. 도착했던 시각은 약 오후 5시 무렵으로 이 날 카즈베기 투어를 하는 모든 차량이 이곳에 집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차량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가 작아져 상상하던 교회의 모습은 아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교회 건물이 공사 중이어서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도 아쉬운 점이었죠.



최고의 순간, 게르게티에서 내려다본
스테판츠민다 City View


하지만, 일단 교회에 올라가니 예상하지 못한 환상적인 전망을 볼 수 있었는데요. 게르게티 교회에서 내려다본 카즈베기(스테판츠민다) 시내 광경은 이번 조지아 여행에서의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마치 제가 신이 되어 인간들이 사는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7월 말이었지만, 산의 날씨는 구름이 끼면 쌀쌀해집니다. 강력한 산바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이 전망대를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던 순간이었죠.


100% 방문하기 전 상상했던 모습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망을 바라보고 있었던 순간에도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제가 직접 가서 봤던 것이 맞는지 아직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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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랜 시간 전망을 바라보면서 머무르다가 교회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랜드마크 트빌리시 성 삼위일체 대성당과 시그나기의 보드베수도원과 함께 조지아 정교회의 성지로 손에 꼽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 교회를 만들면서까지 기독교를 유지해 온 그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성스러운 곳이죠.


이번에 조지아 여행을 하면서 여러 정교회 성당을 들어가 봤지만, 그 어느 곳보다 훨씬 성스러웠고요. 특히 현지인들의 기도하는 모습이 유달리 간절하게 보였던 곳이었습니다.


저 역시 바라는 바를 담아 한껏 정성스레 기도를 올리고 나왔는데요. 왠지 모르게 모든 저의 기도를 다 이뤄줄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게 길었던 트빌리시 출발 카즈베기 & 트루소밸리 투어 여정이 마무리 됐는데요. 이번 여정의 절정이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주타 트레킹이 남았습니다.


얼마 전에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도 방영될 만큼 놀라운 곳인데요. 과연 어떤 놀라운 자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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