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찐 로컬 재래시장, 쿠타이시 그린바자르

쿠타이시(Kutaisi)

by 포그니pogni


작지만 꽤 안락했던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뜨거운 도시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7월 말 조지아 여행은 해발고도가 높은 카즈베기와 시그나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엄청난 무더위의 연속이었습니다.


쿠타이시는 우리나라로 치면 마치 한여름 대구처럼 조지아에서도 가장 무더웠는데요. 수도 트빌리시가 낮 최고 기온 37도였다면, 이곳은 최고 42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겪었던 더위 중에서도 역대급이었죠. 그나마 건조한 기후라 그늘에 있으면 괜찮았지만, 햇빛에 살짝만 노출돼도 열기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쿠타이시에서의 1일 차 일정은 도보 구시가지 투어였습니다. 숙소 위치가 좋아 웬만한 도심 관광지는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20250728_102012.jpg
20250728_103120.jpg


이른 아침 일어나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진짜 제대로 된 조지아의 전통시장인 쿠타이시 '그린바자르'입니다. 도시 로컬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민낯을 볼 수 있는데요. 또한, 수도 트빌리시보다 더 싱싱하고 풍요로운 식자재가 많아 시장을 걷는 것만으로도 흥이 나는 곳입니다.


관광 중심지인 콜키스 분수에서 도보로 5분밖에 안 걸렸는데요. 흥미로웠던 점은 오전 시간대에는 시장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 작은 시장이 열려 있었고 상가에도 활기가 넘쳐 더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동상이지?


지도를 따라가다 보니 금세 시장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는데요. 전혀 예상치 못한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구리로 만든 '벽 부조(Relief)'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노동의 숭고함을 상징하는 구소련 시절 제작된 부조입니다.


시장은 단순 상업 공간이 아닌 '국가 경제와 노동의 상징 공간이라는 사회주의적 사상'이 녹아 있는 것인데요. 포도를 수확하는 여인들, 와인을 빚는 모습 등이 있는데, 표정이 진지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조지아 여행에서는 유럽풍 건물뿐만 아니라 소련의 잔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로컬 시장이 아니라 마치 러시아 어느 도시의 박물관 입구에 도착한 것 같았습니다. 바로 시장으로 들어가지 말고, 특별한 예술 작품을 잠시 감상하고 들어가 보시기를 바랍니다.



진짜 로컬 재래시장,
Green Bazaar


시장으로 진입하니 그야말로 '사람 냄새'로 가득합니다.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 아니라 쿠타이시 시민들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채소와 고기, 치즈를 사러 오는 진짜배기 재래시장이기 때문인데요.


야외가 아닌 실내 시장이기 때문에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그 열기는 어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현지 마트 대비 과일, 치즈, 고기 등 가격이 무척 저렴했는데요. 만약 조지아 한 달 살기 등 장기 여행객이라면 여기서 식재료를 구매하여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걸 추천합니다.


동양인 관광객이 거의 없는 도시 쿠타이시 재래시장에 제가 들어가니 상인들의 이목과 판매를 위한 외침이 너무나 가까이 그리고 선명합니다. 여기에 코를 살짝 자극하는 향신료 냄새까지 더해져 더 즐겁네요.


20250728_104224.jpg
20250728_104134.jpg


그린바자르에서는 식재료 말고도 의류, 기념품, 도자기 등 현지 색채 가득한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식자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조지아 국민 간식인 추르츠헬라(Churchkhela)가 역시 가장 눈에 띄고요. 이와 함께 향신료, 과일, 견과류도 한가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복숭아와 블루베리, 피스타치오 맛이 무척 좋았습니다. 여기에 조지아 전통 치즈와 가성비 훌륭한 로컬 하우스 와인까지 있어 몽땅 다 구매하고 싶을 정도였죠.


늦은 오후까지도 운영하는 재래시장이지만, 12시가 넘어가면 확실히 오전보다는 활력이 떨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오전 9시~10시 사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럽보다는 '바자르'란 이름에 걸맞게 튀르키예 혹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색채가 더 짙었던 조지아 여행지 쿠타이시 그린바자르. 재밌게 잘 보셨나요? 이번 여름 조지아 방문을 계획하는 분들은 쿠타이시에서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지나자 점점 해는 뜨거워집니다. 상상 이상의 뙤약볕이었는데요. 잠시 쉬었다가 예술의 도시로 불리는 이곳의 감성을 경험하러 떠나보겠습니다!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