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유라시아 여행기 : 카자흐스탄 편 #2

포그니(Pogni), 유라시아 여행 - 카자흐스탄 음식 편

by 포그니pogni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음식을 먹을까?

나는 여행을 하면 현지 음식이면 웬만하면 시도하는

사람이다. 레스토랑에서든 길거리에서든 전혀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T/O 전문가라고 부른다.

(# 여기서 T/O란 Try Out을 의미한다.)


카자흐스탄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사실 카자흐스탄의 완전한 전통 음식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고,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널리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카자흐스탄 음식의 종류유목민 식문화,

러시아 식문화, 이슬람 식문화가 혼재되어 꽤나 다양하다.




1. 라그만 (Lagman)

[난이도 : ★☆☆☆☆]


(좌) Egg & Vegetable 라그만 (우) Beef 라그만


먼저 라그만(Lagman)이다. 중앙아시아 지역 중

특히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인기가 있다.

우즈베키스탄 등 기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역시

별미로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카자흐스탄인들은

자신의 선조를 터키인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는 등 많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터키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면요리

라그만은 그 어원이 중국의 Lamien에서 왔다고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우리나라 라면도 여러 종류가

있듯이 (짜장라면, 비빔라면 등) 레스토랑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다. 나는 카자흐에서 먹었던

수많은 현지식 중에서 라그만은 무조건 추천한다.

특히 알마티 시내에 'Paradise'란 레스토랑에서

라그만과 함께 후술 할 샤슬릭을 같이 먹어 보기를

추천한다. 한국인 친구들과 1개월에 1회는 갔는데

하나같이 모두 맛있다며 순식간에 단골이 되었다.




2. 샤슬릭 (Шашлык)

[난이도 : ★☆☆☆☆]



다음은 러시아식 꼬치구이로 알려진 샤슬릭이다.

최근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이 소개가 되면서 우리에게

꽤나 익숙해진 음식이다. '14년 당시엔 생경했던

음식인데 짜고 느끼한 맛 일색인 카자흐 음식에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보통은 절인 양파와 함께

레스토랑별 특유의 칠리소스와 함께 먹었었다.

러시아에서는 돼지고기도 있지만 카자흐스탄은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닭, 오리, 소, 양' 4가지

고기만을 식당에서 판매한다. 어떤 고기를 먹든

다 맛있는데, 특이했던 것은 소 간을 샤슬릭으로

먹을 수 있단 사실이었다. 또한, 샤슬릭 식당에서

샤슬릭과 함께 맥주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품인데,

터키 맥주인 EFES 혹은 러시아 맥주인 발찌까와

(Baltika, Балтика) 먹는다면 무척 끝내준다.




3. 쁠롭 (Plop)

[난이도 : ★★★☆☆]



세 번째 음식은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요리라고

알려진 쁠롭(Plop)이다. 쁠롭은 우즈벡 요리가

아니라 중앙아시아 지역 전통음식이다. 기름이

듬뿍 들어갔고, 거기에 소고기와 당근을 넣어서

만든 볶음밥이다. 나는 느끼한 음식을 꽤 즐긴다.

그렇지만, 그런 나에게도 쁠롭은 엄청 느끼했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허기 채우기에 안성맞춤인

음식이어서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인턴 때

주식으로 먹던 음식이다. 여행으로 중앙아시아로

간다면 한 번쯤은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부산역에 가면 러시아 식당이 모여있는데, 가끔

그곳에 가면 옛 생각이 나서 꼭 시키는 음식이다.




4. 카자흐식 만두 (만띄, mанты)

[난이도 : ★★★★☆]



네 번째 음식은 현지에서 만띄(манты)라 불리는

카자흐식 만두이다. 이전 포스팅에서 서술했지만,

주로 양고기를 만두소로 사용하는데 내가 생각한

한국식 혹은 중국식 만두 맛이 전혀 아니었다. 그냥

느끼했다. 대체로 카자흐 현지 식당에 가면 위 사진

오른쪽과 같이 찐만두가 나온다. 가격은 100 KZT

정도(개당). 하지만, 키르기스스탄에서 왼쪽 사진과

같이 군만두를 처음 먹었는데 입맛에 꽤 잘 맞았다.

여기까지 보면 카자흐스탄 현지 음식은 유목민 특유

음식과 국경을 맞대고 주변국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계속해서 음식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겠다.




5. 손님 대접용 양고기와 말고기 음식

[난이도 : ★★★★★]


(좌) 카자흐 전통 양고기 요리 (우) 카자흐 전통 말고기 요리


난이도 끝판왕 카자흐스탄 전통 음식이다. 바로

양고기와 말고기 음식이다. 위 사진과 같은 요리

방식은 주로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대접하는 요리다.

카자흐 민족은 이전 문단에서도 언급했지만 유목

민족이다. 따라서 그들은 전통적으로 혹독한 겨울

계절을 이겨내 왔다. 음식도 이에 영향을 받았는데,

체온 상승 혹은 스테미너 보충을 위해서 양고기는

지방을 굳이 고기에서 잘라내지 않고 함께 먹는다.

느끼함을 줄이기 위해서 양파를 많이 넣지만, 이는

양고기 특유의 느끼함과 비린맛을 이기지 못했다.


반면 말고기는 근육이 많아서 담백한 음식이었다.

그렇지만, 음식 난이도가 최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손님으로 초대를 받으면 말고기와 함께 말젖

(마유주)를 같이 먹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아서다.

신선한 말젖의 맛은 마치 최소 유통기한이 한 달은

지난 우유를 먹는 것과 같았다. 예의를 지키기 위해

코를 막지 않고 먹었는데 꽤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현지 마트에서 말 젖을 카자흐 전통주인 줄 착각해

구매한 후에 호스텔 베란다에서 마셨던 적이 있다.

시원하게 들이켜고 시원하게 입 밖으로 뿜어버렸다.




6. 중앙아시아식 생선요리

[난이도 : ★★☆☆☆]


(좌) 중앙아시아식 연어 구이 (우) 중앙아시아식 생선 튀김요리


카자흐스탄은 내륙 국가이다. 즉, 국토 내에

바다가 없다. 비록 서쪽에 카스피해가 있지만,

주로 석유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여긴

바다가 아니라 호수로 분류된다. 중앙아시아식

생선 요리는 따라서 호수에서 잡힌 민물고기와

연어로 만든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귀할 뿐

아니라 아무래도 국토 면적이 커서 그 신선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초밥을 제외하고는 날생선을

먹는 경우는 없고, 튀긴 생선요리가 대부분이다.

(# 초밥의 경우도 카자흐엔 종류가 연어뿐이다.)

튀긴 생선요리는 영국의 피쉬앤칩스와 비슷하다.

즉, 맛은 나쁘지 않다. 다만 가격이 비싼 편일 뿐.




7. 고려인 요리

[난이도 : ★★☆☆☆]


(좌) 고려인 방식의 육개장 (우) 고려인 방식의 국수(국시)


일곱 번째 순서다. 카자흐 등 중앙아시아와

구 소련 지역에는 '고려인'이란 일제강점기

소련의 지배자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이주된

한국인들이 있다. 이들은 강점기 해방 후에도

이데올로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낯선 중앙아시아 땅에 정착하게 됐다. 카자흐엔

특히나 고려인 최초 정착지인 '우슈토베'란 곳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고려인 수가 다른 국가 대비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 고려인 음식 맛은

어떤지 궁금해서 고려인 식당에 찾아갔었고, 꽤

맛있어서 종종 찾아가곤 했다. 중앙아시아식과

한식이 퓨전 된 느낌이었다. 다만, 한식 느낌이

강했다. 인상적이었던 음식은 육개장에 미역이

들어갔고 국수를 토마토, 오이 등과 섞은 후

차갑게 먹는다는 것이었다. (국시라고 불림)

고려인에 관심이 있다면 카자흐스탄 방문 시

한번쯤은 전통 한식 대신 시도하길 추천한다.





8. 기타 카자흐 음식

[난이도 : ★☆☆☆☆]


중앙아시아에서 주식으로 먹는 無맛의 빵 종류들
식사 시 곁들여 먹는 카자흐스탄의 일반적인 밀크티
카자흐스탄 호텔 식당 'Noodles'의 카자흐 뷔페식
보드카 등 카자흐에서 주로 먹었던 술과 안주 종류들


드디어 마지막이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주식으로 쌀과 빵을 번갈아가며 먹는다.

주로 먹는 빵은 위 사진과 같은데 정말로

아무 맛이 나지 않는다. 입이 심심치 않게

해주는 용도 같다. 또한, 수차례 언급했듯

카자흐 음식은 대체로 엄청 짜고 느끼하다.

따라서 카자흐 사람들은 식사할 때 반드시

차와 함께 먹는다. 밀크티뿐만 아니라 녹차,

블랙티도 즐겨 마신다. 그리고 추운 나라라

술 역시 독한 술을 즐긴다. 대부분 보드카를

즐겨 마시고 와인과 맥주 역시 즐겨 마신다.





글을 쓰고 나니 생각보다 카자흐스탄에서 먹은

음식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소개하고 싶은

음식들이 더 있다. 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여기까지 줄이기로 한다. 아마 익숙한 음식도

있을 것이고 아닌 음식도 있을 것이다. 혹시나

추후 글에서 음식 관련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그때그때 서술을 할 수 있도록 하며 마치겠다.


- 끝 -


포그니의 유라시아 여행 - 카자흐스탄 음식 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유라시아 여행기 : 카자흐스탄 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