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일 차,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2일 차 파리 여행의 주제는
랜드마크 투어
오페라 가르니에를 마지막으로 1일 차 프랑스 파리 여행 여정을 마쳤다. 7월 말의 파리는 계속해서 거의 매일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 때문에 오전에는 패딩을 입고 다니는 시민들도 있을 정도로 쌀쌀했다. 파리에 머물렀던 4일이란 시간 내내 하루에 사계절 날씨를 모두 경험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변덕스러웠다.
1일 차 저녁 식사도 아내와 장모님과 파리 5구 맛집을 찾아가려고 했지만, 숙소에 도착하니 더욱 세차게 쏟아지는 비로 인하여 전형적인 관광객을 위한 평범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장모님도 나도 그런대로 만족스러웠지만, 그럼에도 조금 아쉬웠던 1일 차 여정이 지나고 다시금 쌀쌀한 공기가 감도는 2일 차 아침이 찾아왔다. 2일 차 프랑스 파리 여행의 콘셉트는 '랜드마크 투어'였다. 우리가 Paris란 도시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랜드마크인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 몽마르뜨를 하루에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과거 파리에 첫 방문을 했을 때도 2일 차 여정과 같이 파리 랜드마크 찍고 찍고 투어를 했었다. 첫 유럽여행이라 기억에 많이 남을 법도 한데, 한정된 짧은 시간 안에 패키지여행처럼 찍고 또 찍고 또 찍기만 하니 남는 게 없었다.
그렇지만, 아내와 장모님 우리 3인방이 함께 했던 투어는 특별했다. 오전에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 포토존을 중심으로 도보 여행을 했는데, 다양한 곳에서 각자 평생에 남을만한 사진을 남겼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이것은 모두 우리가 3명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좋아!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는 거야!
처음으로 방문한 에펠탑 사진 명소는 파리 꽃집 L'Howea이다. 구글맵에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고 나와있다. 별서방은 파워 J이기에 Waiting 최소화를 위하여 오픈 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꽃짚 앞에 도착했다.
5~10분 정도 오픈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는데, 역시 프랑스 사람들은 미리 열고 그런 거는 없나 보다. 정확하게 오전 9시가 되어서야 가게를 열었다. SNS에서 유명해지고, 한국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찾아가는 것 같다. 우리를 보자마자 한국 사람인 줄 알았다고.
그렇게 이곳에서 꽃다발을 하나 구입하고, 오전 내내 꽃다발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파리 감성에 걸맞은 사진을 찍었다. 확실히 오전 이른 시간에 도착하니 우리 말고 이곳에서 사진을 촬영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지나가는 차량도 거의 없어 그야말로 전세내고 사진 촬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전형적인 파리 에펠탑 포토존보다 훨씬 기억에 남고, 아름다운 컷을 건질 수 있었던 장소였다. 이 골목에는 저런 탑 View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많았는데, 파리 꽃집에서 꽃다발을 구매하고 우리처럼 사진 촬영을 한다면 굳이 레스토랑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에펠탑 앞에 오니까
왜 날씨가 점점 흐려지지?
화창한 시간보다 구름이 잔뜩 낀 흐렸던 시간이 더 많았던 여름 프랑스 파리 여행. 이번에 열리는 2024 하계 올림픽에서 최대한 야외 공간을 많이 활용한다던데, 작년과 비슷한 날씨라면 경기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 꽃집 앞에서는 괜찮았다. 그런데, 그 골목에서 5~10분 정도 더 걸었을 뿐인데 프랑스 에펠탑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마르스광장(Champ-de-Mars)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이에 따라 마음이 급해진 우리 3인방.
계속 내리는 비로 마르스광장 타워 앞의 잔디밭은 엄청 축축했다. 누가 봐도 SNS에 미친 한국 여자가 하나 있었다. 이렇게 잔뜩 흐리고 젖은 바닥에 돗자리와 피크닉 세트를 세팅하고 앉아 SNS 업로드를 위해 남편 혹은 남자친구에게 수 백 장의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끔 배달의 민족이 아니라 SNS에 미친 민족인 것 같다.
잠시 삼천포로 빠졌는데, 우리는 3명이기에 내가 잠시 프랑스 파리 여행 감성에 취해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아내가 장모님 사진을 찍고, 장모님이 우리 둘 사진을 찍어주시는 등 옵션이 다양해졌다. 평소보다 일행 1명이 더 늘었을 뿐인데 그 효과는 대단했다. 우리는 장모님 덕분에 그 어떤 해외여행보다 많은 커플 사진을 남길 수 있었고, 장모님 역시 우리의 젊은 감성으로 촬영한 많은 인생샷을 남길 수 있었다.
다행히 우려와는 다르게 비는 내리지 않고 얼굴을 잔뜩 찌푸린 것처럼 그저 흐리기만 하다. 금방 화창해지길 바라면서 다음 행선지인 영화 인셉션의 촬영 장소 비르하켐 다리로 이동했다. 그런데, 우연히 괜찮은 센느강 포토존을 찾게 됐다.
잠시 쉬려고 앉았다가 잔뜩 포즈만 취하고 갔다네.
비르하켐 다리로 향하는 길, 우연히 만난 파리 전통시장 거리를 지나 장모님의 체력은 우리와 같지 않기에 잠시 쉬려고 센느강 산책로 쪽으로 갔다. 그런데, 그냥 아무 곳에나 앉았을 뿐인데 뒤를 돌아보니 파리 에펠탑이 우뚝 솟아 있었고 그곳은 우리만의 포토존이 됐다.
우연히 찾은 장소라서 정확한 위치는 이야기하기 어려우나, 구글맵에 'Promenade d'Australie'를 검색하고 가보자! 파리 꽃집에서 구매한 꽃다발도 파리스러운 감성을 더해줘 그야말로 파리 꽃집 골목에 이어서 아무도 없는 곳에 또 한 번 전세를 내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비르하켐 다리를 건너고 다시 원래 방향으로 돌아가 다음 목적지인 트로카데로 광장(샤이요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르하켐 다리는 오늘의 주제와는 거리가 있어 바로 샤이요궁으로 가본다.
에펠탑, 누가 흉물이라 그랬어?
트로카데로 광장 인근 카페에서 브런치 식사를 마치고, 샤이요궁(Palais de Chaillot)으로 갔다. 에펠탑 건너편에 있는 곳으로 과거 꽃보다할배에 소개되면서 더욱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명해졌다. 식상한 포토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명불허전'이란 사자성어를 남기고 싶다.
장모님 덕분에 수많은 전 세계 관광객 틈바구니 속에서 얼마나 많은 아내와 나의 커플 사진을 남겼는지 모르겠다. 파리 기념품 상점에서 일부러 분홍색 빵모자를 구매했던 아내, 분홍 장미 꽃다발 그리고 분홍색 바지와 함께 제대로 깔맞춤이었는데,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파리였기에 더 감성적이고 아름다웠다.
프랑스 파리 여행 2일 차, 랜드마크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에펠탑. 과연 누가 이 철골 건축물을 흉물이라 그랬던가? 만약에 지금 파리에 에필탑이 없다면 어떨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아무리 개선문이 있고, 루브르 박물관이 있어도 프랑스의 심장 그리고 랜드마크는 Effiel Towe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