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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시옷 Nov 22. 2023

4. 퍼스널 브랜딩이 되나 안되나 제가 해보겠습니다.

일단 주문외우기부터. '나는 할 수 있다!'


둘째가 울다가 잠들었다.

첫째 형아와 막내 여동생 사이에 끼어서 누구보다도 갈등과 좌절의 경험이 많을 수 밖에 없는 7살인데 하필 완벽주의적인 기질까지 타고났으니 본인도 힘들 뿐더러 지켜보는 부모도 힘들다.

좀전에도 한글 자음을 획 순서에 따라 쓰는 게 잘 안된다며, 이래서야 어떻게 내년에 학교에 가느냐고 엉엉 운 것이다. 그리고는 형아따라 자기도 하고 싶었던 야구, 줄넘기, 축구 등등 다 못한다며 끝도 없이 징징댔다.

잠이 와서 특히 더 그렇지 싶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팔배게를 하고 안으며  엄마가 외는 주문을  따라하라고 했다.

-나 최유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할 수 있다.

-는 엄마아빠의 아들이다,나는 나를 믿는다.

가수면 상태에 접어든 아이에게 세뇌시키듯 여러 번 말해주었다.

-너 최유하는 무엇이 할 수 있는 아이야, 엄마는 너를 믿어.


그런데 이상하지.

주문을 외우고나니 마치 내가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은 둘째를 달래기 직전까지 '블로그로 퍼스널 브랜딩하기'라는 클래스 모집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꾸준히 쓰고는 있지만 서평과 육아 이야기, 책방 일과 학교 이야기를 두서없이 쓰던  나의 블로그. 엄마이자 교사이자 책방 알바생, 그 모두가 나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지만

색깔이 너무 많아서 가끔은 어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늘 글을 쓰고 싶고, 가능하다면 책을 출판하고 강연을 다니며 또 다른 수입창출로 연결하고 싶지만 부족한 실행력과 미숙한 기획 능력으로 내내 꿈만 꾸고 있다가 '블로그로 퍼스널 브랜딩 하기'가 눈에 띈 것이다.

클래스의 호스트는 세 권의 책을 출간하신 초등교사 선생님이다. 그 분의 책은 읽지 않았지만 블로그 이웃으로 꾸준히 포스팅 하시는 글을 읽고 있었기에 믿음이 가는 분이다. 

아이를 재우고 나와 다시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이거 한번 해볼까?신청 양식을 열고 하나하나 기입해가다보니... 맙소사, 수강료가 무려 25만원이다.

며칠 째 눈앞에 아른거리는데도 선뜻 주문하지 못한 원피스가 20만원이었는데 그것보다 더 비싸다!

지금 25만원을 투자한다면 1~2년 뒤의 나는 브랜딩 된 퍼스널까, 아니면 브랜드 원피스를 입고 있을까. 만약 전자라면, 교직탈출이 가능한 정도의 퍼스널이 되어있을까.

다시금 주문을 외워본다.

- 나는 할 수 있는 사람, 오늘 아니면 내일 할 수 있는 사람.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글쓰기이자 퍼스널 브랜딩을 자꾸 내일 할 수 있다고 미루면 안되니까 주문을 수정하자.

- 나는 진하,유하,은유엄마니까 뭐든 할 수 있는 사람, 나는 나를 믿는다!


클래스를 통해 내 블로그에 쓴 글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다. 나의 진짜 욕망은 무엇인지, 정말 해낼 수 있는지 없는지 궁금하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법.

25만원 입금완료,

이 가을이 2024년에 어떤 모습으로 연결되어 있을지 궁금해진다.



*11월에 '블로그로 퍼스널브랜딩하기'를 수강시작했어요. 이번주 마지막 강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강의를 듣기 전후 생각의 변화와 깨닫게 된 점을 나누겠습니다.

제가 정말 퍼스널브랜딩을 해내고야 마는지,  지켜봐주세요!

다음 연재글 발행은 토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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