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6주차쯔음 나의 입덧이 시작되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여리여리한 여배우가 음식 냄새를 맡거나 음식을 먹으면 우웩 거리면서 화장실 변기와의 만남을 입덧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무지할 줄 이야.
여중, 여고를 거쳐 지나오면서 소소한 성교육과 일주일에 한 번씩은 시간표에 등재되어있던 가정교육까지 빼놓지 않고 받아왔는데 막상 현실에 도달하니 이렇게 무지할 정도면 우리나라 교육 현실 진짜 최악인 셈이다.
체계도 없고 내용도 없는 거지!
어쨌든 인생 선배님들 많은 이야기를 토대로 이야기해 볼 수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의 입덧은 흔히 ‘토덧’이라고 불리는 토하는 입덧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들 입덧이 없다고 단정 지어 버렸던 것 같았다.
그렇다고 먹어야만 살아남는다는 ‘먹덧’도 아니었다.
굳이 내가 한 입덧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24시간 내내 배 안에서 멀미를 하는데 눕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는 그러한 상황이라면 비슷할까.
사람이 땅에 서있는데도 울렁거리고 입안이 까츨거렸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그런 건지 도무지 입맛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음식을 입에 넣기도 싫어했을 정도였다.
입에 음식을 넣는 상상만 해도 금방이라도 쏠려 토 할 것만 같았다.
심지어 숨을 쉬어야 하는 공기에 어느 집인지 모르는 음식 냄새까지 섞여서 내 코안으로 들어오는 거 자체가 고문이었기 때문에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그렇게 먹지 않으니 기운이 없어지고 누워만 있게 되면서 버티는 게 더욱 힘들었다.
하루하루 입덧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입덧이 심해지면서 제대로 먹지 않고 있는 걸 알고 있는 엄마와 남편이 식사시간이 되면 핸드폰이 불이 나도록 계속해서 연락을 해왔다.
이 또한 새로운 스트레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혹은 ‘오늘은 뭘 먹을 거야?’ 지옥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아무리 머릿속을 굴려봐도 먹고 싶어 하는 건 없었고
우리나라 원티어에 속하는 먹방 유튜버의 먹방을 봐도 먹어보고 싶다가 아니라 오히려 울렁거려서 토할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몸무게가 하루에 1킬로씩 빠지고 있었다.
남편은 그런 나를 보면서 본인이 밥을 먹는 것에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말로는 괜찮다고 남편에게 어서 먹으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곤욕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 주가 흐르니 사과를 먹고 싶어 했다.
지금 당장 구하기 힘든 과일들을 먹고 싶어 했다.
그게 아니면 꼭 한 달 전부터 과일이 출시하기도 전부터 먹고 싶어서 환장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사과 한 알에 3,300원이래요. 하하. 비싼과일 좋아하는 우리아가
특히, 나는 복숭아에 큰 반응을 했는데, 복숭아는 6월부터 노래를 불렀다.
통조림이 아닌 물이 뚝뚝 흐르는 물 복숭아.
남편이 마트로 복숭아를 사러 갔는데, 철이 아니라 그런지 상태가 예쁘지 않아 사 올 수가 없었다고 했다.
복숭아 앓이가 시작되면서 그렇게 먹지 못하는 시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나의 몸무게는 추가적으로 2킬로가 더 빠졌다.
임신 전엔 못했던 1일 1식 다이어트를 임신하고 있는 이 순간에 1일 1식이라니!
하지만 엄마가 되어가는 중이라 그런지 우리 아이가 잘 클 수 있는지, 뱃속에서 영양이 부족하게 지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엄마 아가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