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_ 걱정거리 산산산

첫 번째라 더 걱정되는 기형아 검사

by 스크류바

임신을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걱정을 안 한 적이 없었다.

한번 잘못되고 나서 그런지 사소한 거에도 걱정에 걱정을 더해 마음속에 걱정 더미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엄마와 남편에게 똑같은 얘기 또 하고 똑같은 얘기 또 해서 나의 걱정거리를 해소했던 거 같았다.

친구들에게라도 얘기해서 풀어내고 싶었지만 나와 갖고 있는 이벤트가 달랐기 때문에 공감해주는 영역 또한 적었다.

거기에 호르몬과의 싸움은 끊임없이 하고 있었으니 찾아오는 우울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속 시끄러운 하루를 꿋꿋하게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는 기간 동안 새로운 검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기형아 검사!!!


다음 검사할 항목에 당당히 올라온 검사항목


첫 아이를 갖고 근심과 걱정을 끊임없이 한다는 그 시기!!!

대체로 1차 기형아 검사는 빠르면 10주에 진행하지만 11주~12주 사이에 진행하고 2차 기형아 검사는 15주~20주 사이에 한다고 한다.


특히, 이때 많은 사람들에게 기형아 검사한다는 얘기를 하면 좋은 이야기도 이야기뿐만 아니라 잔인하게도 무서운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것만 보기 바쁜 시기에 기형아 검사를 해서 결과가 좋지 않아 어쩌고 저쩌고 미주알고주알.

할 얘기 못 할 얘기를 하는데 이상하게도 속이 뒤집어진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내가 아직 검사 전인 데다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 많은 이야기들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세상 살아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데 다들 왜 이리 힘들게 살아가려는지 모르겠다.

그냥 서로 좋게 ‘그거 별거 아니야~ 후딱 잘하고 와!’ 라던지 ‘좋은 생각 많이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 좋은 것만 생각해.’ 라던지, 이렇게 좋은 말들이 많은데 굳이 검사를 앞둔 산모에게 무서운 이야기라니…….

아무리 좋은 이야기들을 해줘도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무한한 걱정 굴레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런 좋은 말들은 혼돈의 걱정 굴레 속에서 어느 정도 멘탈을 잡는데 한몫할 수 있다는 점.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아가를 뱃속에 데리고 있는 많은 산모들에게는 무조건 긍정적인 말을 해주길.

무서운 말들은 어차피 인터넷에 차고 차고 넘치기 때문에 나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더해 줄 필요가 없다는 점 잊지 마시길.



그렇게 병원에 도착해 수첩을 내고 몸무게와 혈압을 잰 후에 편안 척 소파에 앉았다.

이름이 불려 들어가자마자 의사 선생님께선 저번에 넘어진 나의 안부를 다정하게 여쭤봐 주셨다. 괜히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 아가를 초음파로 확인했다. 우리 아가는 예쁘게 주수에 맞춰 잘 크고 있었다. 기특했다.

먼저 아가가 잘 크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셨고 그다음 바로 목 투명대 길이를 재주셨다.


체크한 부분이 목투명대! 저 부분을 재서 확인 합니다!


“태아의 목덜미 뒤에 있는 이 얇은 부분은 목 투명대라고 해요. 이 목 투명대는 대부분 3.0mm를 기준으로 보고 있어요. 3.0mm가 넘으면 다운증후군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 아가는 1.1mm로 보이죠~ 아주 괜찮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저 말 한마디 “아주 괜찮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묘하게 안심되면서 좋아진다. 아무래도 카더라 통신에 의해 나를 피폐하게 했다면

전문가의 한 마디에 다시 한번 살아나게 된다.


“투명대는 괜찮을 걸 확인했고요. 피검사로는 80~90% 정도 기형아를 구분해 낼 수 있고, 양수검사와 니프티 검사가 있는데 양수검사의 정확도 또한 95% 넘는데 이건 위험 가능성이 있어요. 니프티는 99%의 정확도가 있는데 이건 검사비용이 있으니 남편과 상의해서 받을 수 있어요. 어쨌든 오늘은 피검사까지 합시다.”


씩씩하게 대답하고 진료실을 나서서 피를 뽑았다. 오늘도 아가는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 피를 뽑아도 아픈 줄 몰랐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편은 얼굴을 보자마자 기형아 검사 결과를 물었다.

투명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니 남편도 한시름 놓았는지 표정이 좋았다.


이때까지 초보 엄마 아빠는 피검사에 대해 문자로 통보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연락이 안 오자 불안에 떨었다.

그런데 2차 기형아 검사를 받으러 간 날 선생님께 물어보니 1차와 2차에 뽑은 피검사를 종합하여 그 데이터로 결과를 내는 거라고 해주셨다.


역시 알고 있는 만큼 보이는 법!

이 이후부터 태아보험과 수많은 이벤트에 대응하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우리 아가는 내가 지켜야 하기 때문에 지키려면 알아야 한다.


아가야, 씩씩하게 자라줘. 엄마가 더 성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