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존재를 등록하기(?)

임산부들이여! 보건소를 적극 활용합시다~

by 스크류바

그렇게 안정기를 지나자마자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라는 주변의 정보가 있었다.

사실은 정보나 금전적인 부분을 아끼기 위해 그전부터 계속 등록하라는 사람들의 많은 안내에도 근질근질한 입을 부여잡으며 참았다.

임밍아웃은 가족까지만! 그 외에는 안정기가 들어가면서 알려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남편과도 약속이기도 했다. 우리 아가는 소중하게 지켜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특별하게 이번에 보건소로 향하기 전에 친구 한 명에게 먼저 임신 사실을 알려야만 했다.

보건소에 또 다른 친구가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과 사람을 통해 소식을 듣는 것 보다도 내 입으로 알려주면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길고 길면 짧으면 짧은 통화음이 지나가고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나 임신했어!”

“뭐??”

“임신했다고요!”

“진짜? 어머어머 다행이다. 왜 나가 다 눈물이 나는지!

그동안 고생 많이 하더니 아유 기특해라. 흑흑


친구는 마음고생한 나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내 임신 사실에 본인이 눈물을 더 보였다.

그동안 마음고생 얼마나 했을지 안다고 하면서 축하하단 소리를 연실 해댔다. 그 말에 기분이 묘했다.

좋기도 하고 마음이 울렁거리기도 하였다. 왜일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덩달아 눈물이 흘렀다.

좋기는 엄청 좋은데 계속 계속 마음이 울렁거려 파도치는 기분에 정신이 없었다.

혼란스러웠던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선물이 카톡으로 날아왔다. 종합과일 선물세트! 입덧 심한 나에게 과일은 최고의 식량이었다.

‘마음고생했지만 이제 새로운 시작! 입덧으로 고생할 건데 과일 많이 먹어~!’ 하며 메시지도 함께 왔다.


과일 먹는 속도는 진짜 너무 빨라 남편은 구경도 못하고있다.

그렇게 요동치는 파도와 같은 복잡한 마음을 부여잡고 엄마와 함께 보건소를 향했다.

열을 재고 방문등록을 한 후, 보건소 안으로 들어가니 근무를 하고 있던 친구가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자보건실에 네가 무슨 일이야?”


모자보건실에 들어왔으니 당연하지만 너무 놀라 설마 하는 친구의 말에 내가 눈웃음으로 화답하자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진짜야?’를 남발했다.

친구의 마음을 알 거 같다. 처음에 친구의 임신 사실을 들었을 때 무척이나 신기하면서도 마음이 벅차올랐다. 아니 자세히 얘기하자면 감정을 무엇이라 표현하기가 꽤나 어려웠다.

참 재밌는 게 친구가 결혼했을 때도 현장에서 미친 듯이 울어 주책을 부렸는데 임신이란 소식은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롭게 눈물이 흘렀다. 기특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보건소 친구는 기본정보사항을 적어야 하는 서류를 내밀며 산모수첩을 요구했다.

산모수첩과 임신확인서를 확인하고 등록했다. 그러고 나서 정보가 많이 담긴 팸플릿과 나에게 꼭 필요한 엄청 두꺼운 육아 관련 서적.

이 뿐만 아니라 축하의 의미로 아가 손수건과 양말, 출산 육아용 지퍼백, 3개월치의 엽산.


많은 정보를 받은 팜플렛과 선물!


마지막으로 임산부라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사회가 나를 지켜줄 수 있는 핑크색 목걸이와 가방걸이를 주었다.

물론 내가 사는 이 동네는 한적해서 임산부용 주차장은 공공기관에만 존재했지만 혹시나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거나 외부로 나갔을 때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빠릿빠릿하게 챙겼다.


나 임산부입니다 하는 안내판

그리고 앞으로를 위해 많은 설명을 해주었다.
5개월째가 되었을 때 육아용품 선물.

6개월치의 철분제.

매달 시행되는 태교용품.

임산부에게 좋은 먹거리 레시피.

농산물 꾸러미 등등.

차례대로 꼼꼼히 알려주었다.


태교용품에 관심을 보이자 설명을 이것저것 해줬는데 역시나 임산부들에게 배넷저고리 만들기나 인형 만들기 등 꿰매고 하는 것들이 인기인 거 같았다.

손으로 꿰매고 오리고 하는 거에 소질이 하나도 없는 나에게 힘든 사안이었지만 다행히 그밖에 컬러링부터 인테리어용품 만들기 등 여러 개가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보건소에서 많은 선물을 받아 들고 룰루랄라 신나는 기분으로 나왔다.

기분이 이상하게 좋은 날이었다.

꼭 우연히 본 운세에서 '오늘만큼 좋은 운세가 없습니다!' 했을 때 아무것도 안 해도 기분이 하늘 위로 둥둥 떠 있는 기분!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나보다도 내 아이의 존재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랬을까.

이상하게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결혼은 다들 말로 축하한다고 할 수 있다면 임신은 정말 표정과 목소리에서 나오는 축하를 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생명이 내 품으로 들어오는데 왜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행복한 표정을 지어주는지 기분이 말랑말랑해졌다,


아마도 그만큼 우리 아이가 다른 이들에게도 환영받는 존재라는 것에 더욱 날아가는 듯한 기분인 것 같았다.

뱃속에 있는 아이가 더 예쁘고 기특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어서 와 엄마 아빠 아가.

너는 예쁨 받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날 것 같아.

하루빨리 너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